“집 안에 수영장+사우나까지 넣었다고?” 6평 증축해서 180도 달라진 단독주택 리모델링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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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도의 오래된 주택가에 백 년 넘게 서 있던 작은 집이다. 그동안 주인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덧대고 고친 탓에 방마다 바닥 높이가 다르고 천장 높이도 제각각이었으며, 방과 방이 서로 이어지지 않았다. 어둡고 답답한 집을 아이 있는 가족의 집으로 바꾸는 게 이번 공사의 목표였다.

건축가는 늘린 면적을 딱 20제곱미터, 6평 남짓으로 잡았다. 대신 바닥 높이를 정리하고 동선을 바로잡고 빛이 들어올 구멍을 여러 개 뚫었다. 집이 넓어져서가 아니라 구조가 바뀌어서 완전히 다른 집이 된 경우다.

외관

증축부의 아이디어는 원래 지붕에서 나왔다. 백 년 동안 덧붙인 박공지붕들이 서로 다른 높이로 겹쳐 있는 모습을 보고, 그 들쭉날쭉한 선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그재그로 접힌 지붕 하나를 새로 얹었다. 그 아래 8미터 폭을 기둥 하나로 받쳐 새 공간을 벽 없이 통째로 비웠다.

지붕 마감은 녹슨 색 내후성 강판이다. 기존 집의 붉은 기와 색과 맞추려는 선택인데, 새 재료지만 옛 집과 나란히 서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물받이는 지붕 안에 숨기고 지붕 두께를 얇게 잡아 접힌 선이 또렷하게 드러나게 했다.

현관

원래 현관은 존재감이 없었고, 이리저리 덧댄 구조 때문에 집에 들어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렸다. 바닥 높이를 정리하면서 현관은 2층까지 천장을 틔웠고, 계단 위 지붕에 창을 새로 내어 빛이 아래까지 내려오게 했다. 이제 문을 열면 앞에 놓인 방들의 크기 차이가 한눈에 읽힌다.

다이닝룸

새 지붕 아래 다이닝룸은 검정 프레임의 유리벽이 마당 쪽으로 활짝 열린다. 경사진 유리 지붕과 천창까지 더해져 하루 종일 빛이 마르지 않는다.

흰 벽과 흰 천장 사이에 원목 식탁과 라탄 의자를 놓고, 위에는 단순한 펜던트 조명 몇 개만 내렸다.

거실

다이닝룸 옆 거실도 같은 경사 천장 아래 있고, 천창 두 개가 나란히 빛을 떨어뜨린다. 곡선 크림색 소파와 돌 커피 테이블, 잎 넓은 식물 화분이 반듯한 건축을 부드럽게 눌러주고, 낮고 긴 벽난로가 온기를 더한다.

주방

주방은 새 증축부에서 천장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연한 원목 수납장과 돌 마감으로 통일하고, 가운데에 트래버틴으로 만든 큼직한 아일랜드를 놓았다. 요리하는 자리이자 이야기하는 자리이자 간단히 밥 먹는 자리다.

천창으로 들어온 빛이 높은 천장을 더 높아 보이게 하고, 가는 펜던트 조명이 그 아래 점처럼 걸려 있다. 가전은 수납장 안에 넣고 열린 선반을 조금만 두어 어수선하지 않게 했으며, 바닥은 미장 마감으로 매끈하게 처리했다.

작은 거실

옛 집 쪽에는 규모가 작은 방들이 남아 있다. 이 작은 거실이 그중 하나인데, 넓게 튼 새 공간과 대비되어 집을 걷다 보면 넓었다 좁았다 리듬이 생긴다. 옆 공간과는 검정 프레임 유리벽으로 나누어 소리는 막고 시선은 통하게 했다.

연한 원목 계단과 마루가 검정 유리벽의 차가움을 덜어준다. 붙박이장 옆에 크림색 곡선 소파와 가죽 의자를 두었고, 짙은 색 벽난로와 무늬 진한 돌 테이블이 대비를 준다. 질감 있는 러그와 추상화 한 점으로 마무리해 단정하지만 딱딱하지 않다.

서재

서재는 오크 붙박이장으로 벽을 채웠다. 열린 선반에 책과 도자기, 스피커, 식물이 올라가 있고, 마당으로 바로 열리는 여닫이 유리문 옆에 단순한 작업 책상을 붙였다. 서랍 안에는 키보드와 디제이 장비가 들어 있어 문을 닫으면 일하는 방, 열면 음악 방이 된다.

홈짐과 실내 수영장

운동방은 원목 마감에 검정 기구를 들였고, 큰 거울로 방을 넓어 보이게 했다. 천창에서 빛이 내려오고, 유리벽 너머로 실내 수영장이 이어진다. 세로 나무 살대가 벽에 질감을 더해 운동 기구가 있어도 집의 나머지와 이질감이 없다.

옆 욕실에는 원목으로 마감한 작은 사우나를 넣었다. 유리문을 달아 연한 돌과 중간색으로 꾸민 욕실과 시각적으로 이어지고, 붙박이 벤치와 은은한 조명으로 작지만 쓸 만한 공간이 됐다.

손님방

손님방은 테라스 바로 옆에 있다. 방문 앞이 곧 마당이라 손님도 집의 바깥 공간을 자기 몫으로 누린다. 창과 액자처럼 낸 개구부로 마당과 그 너머 공원을 방 안에서 볼 수 있게 한 이 집의 방식이 여기서도 되풀이된다.

안방

안방은 집에서 가장 조용한 쪽에 있다. 새 증축부의 큰 공간과 반대로 규모를 작게 유지해 쉬는 방답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중간색과 원목으로 톤을 잡고, 가느다란 기둥 침대가 방에 뼈대를 세운다. 그 앞에 검정 장식 벽난로가 옛 집의 흔적으로 남아 밝은 방의 초점이 된다. 붙박이 선반과 천 씌운 의자 하나, 그림 몇 점이 전부다.

욕실

욕실 두 곳 모두 트래버틴으로 마감했다. 하나는 경사 천장 아래 독립 욕조를 두고 따뜻한 흰 벽과 원목 소품, 가는 검정 수전으로 꾸몄다. 벽걸이 세면대와 둥근 거울, 라탄 스툴로 좁은 방을 비워 두었다.

다른 하나는 상아색 트래버틴에 연한 원목 수납장, 무광 황동 수전을 짝지었다. 긴 세면대 두 개로 수납을 넉넉히 확보하고, 높은 거울과 천창이 빛을 안쪽까지 끌어온다. 샤워 부스는 프레임 없는 유리로 막아 답답하지 않고, 골 파인 벽 마감과 원목 스툴이 질감을 더한다.

출처: finkernagel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