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숲을 만들었다고?” 수영장에 정원도 2개나 있는 단독주택 인테리어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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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도심 끝, 큰 자연보호구역과 맞닿은 언덕 꼭대기에 지은 가족의 집이다. 숲이 코앞인 땅이지만 문제가 있었다. 낮은 층에서는 이웃집들이 숲을 가리는 데다 그 이웃집에서 이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건축가는 바깥 숲을 보는 걸 포기하고 숲을 집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쪽을 택했다. 집 한가운데를 위아래로 관통하는 키 큰 중정 두 개를 뚫고, 그 바닥에 물이 흐르는 정원을 만들었다. 물과 나무, 햇빛과 비가 층마다 다른 높이에서 보이는 집이다.

중정

중정 두 개는 거실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서 있다. 바닥에는 물 정원이 있고, 나무와 식물이 지붕 없는 하늘을 향해 자란다. 위에서 떨어지는 빛이 잎을 거쳐 아래까지 내려오고, 벽에서는 물이 정원으로 흘러내려 집 한가운데에 움직임이 생긴다.

이 정원은 가림막이기도 하다. 바람과 비, 햇빛에는 열려 있지만 이웃집 시선은 닿지 않는다. 덕분에 실내를 벽으로 막지 않고도 가족의 생활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다.

거실과 다이닝룸

거실과 다이닝룸 같은 공용 공간은 아래층에 모여 있다. 가족의 일상이 물 정원과 초록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셈이다. 마당 하나에 정원을 몰아넣은 게 아니라 집 안 어디를 가도 정원 조각이 보이게 했다.

방을 옮길 때마다 중정이 다른 각도로 나타난다. 어떤 방에서는 발아래 물이, 어떤 방에서는 눈높이의 잎이, 어떤 방에서는 정원 너머 또 다른 정원이 보인다. 층과 층 사이에도 틈을 두어 위아래로 정원이 이어진다.

가족실

두 중정 사이, 다른 공간보다 한 단 낮은 자리에 가족실이 있다. 숲속 빈터처럼 양쪽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유리 너머로 나무가 위로 뻗어 오르는 게 보인다. 와인 셀러가 딸려 있다.

원래대로라면 창 없는 지하 오락실이 되기 쉬운 공간인데, 이 집에서는 물과 식물, 햇빛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방이 됐다. 방을 낮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침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침실과 사적인 공간이 나온다. 높아질수록 바깥 숲이 가까워지지만 햇빛과 이웃집 시선도 함께 늘어난다. 그래서 침실 바깥을 가느다란 스크린으로 한 겹 둘렀다.

이 스크린은 직사광선과 이웃집 시선을 거르면서 초록은 그대로 보이게 한다. 침실을 막아버리는 대신 안과 밖 사이에 얇은 막을 하나 끼운 셈이다. 침대 뒤 벽과 창 둘레에도 같은 스크린이 이어진다.

옥상 정원과 수영장

식물은 중정을 넘어 위층 테라스와 옥상까지 이어진다. 높이 올라온 정원에는 새와 벌, 다람쥐가 찾아온다. 지붕 덮인 야외 거실과 수영장이 옥상에 있어, 여기서는 이웃집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제야 숲과 지평선이 온전히 열린다.

결국 이 집은 물에서 시작해 잎과 가지를 지나 나무 꼭대기와 하늘에 이르는 순서로 짜여 있다. 낮은 곳에서 못 보던 숲을 위로 올라가면서 조금씩 되찾는 구조다.

출처: wallf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