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파트를 한옥처럼 꾸몄다고?” 한국인 부부가 사는 50평 아파트 인테리어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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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도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한국인 부부의 집이다. 어린 딸 둘을 키우는 네 식구가 사는 1,800제곱피트, 약 50평짜리 집으로 방 3개에 화장실 3개다. 설계를 맡은 디자이너는 이 집을 만들면서 한국의 옛 한옥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며 600년 넘은 집들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그렇다고 기와나 서까래를 흉내 낸 집은 아니다. 디자이너가 가져온 건 한옥의 겉모습이 아니라 원리 세 가지, 즉 빛을 한 번 걸러서 들이는 것, 벽 대신 문으로 경계를 만드는 것, 방의 쓰임을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아파트 안에서 어떤 물건으로 나타났는지 따라가 본다.

거실

거실 한쪽 창으로 한낮의 직사광선이 그대로 쏟아지는 집이다. 디자이너는 그 빛을 막지 않고 거르기로 했다. 창 앞에 착색한 오크로 덧문을 맞춰 달았는데, 크기와 비율을 한옥 문에 맞췄고 손잡이는 여덟 장 꽃잎 모양의 황동이다.

덧문을 닫으면 한 덩어리로 쏟아지던 빛이 바닥 위에 일정한 간격의 줄무늬로 바뀐다. 한옥에서 나무 살 위에 한지를 발라 햇빛을 부드럽게 퍼뜨리던 창호지의 역할을 오크 살대가 대신하는 셈이다.

중앙 홀

집 한가운데에는 방이 아니라 홀이 있다. 방 3개와 화장실 3개가 이 홀을 둘러싸고, 집 안의 모든 움직임이 여기를 거친다. 빛도 이 홀로 모여 집 안쪽까지 들어오는데, 한옥의 마당이 하던 일을 아파트 안에서 홀이 맡은 것이다.

바닥에는 큼직한 도자기 타일을 깔았다. 색보다는 질감과 발에 닿는 느낌으로 고른 재료다. 그 위 벽에는 손으로 뜬 종이에 찍은 일본 목판화 한 점이 걸려 있다.

다이닝룸과 주방

다이닝룸에는 둥근 원목 식탁과 원목 의자 세 개, 그 위로 큰 펜던트 조명 하나를 두었다. 창가에는 얇은 커튼을 치고 유리 진열장을 놓았다.

주방은 돌 상판의 아일랜드와 바 의자로 거실 쪽에 열려 있고, 원목 문을 열면 초록 의자와 식물이 있는 밝은 방으로 이어진다.

욕실

주 욕실은 집의 다른 곳과 달리 짙은 회색으로 톤을 바꿔 그래픽처럼 또렷한 인상을 냈다.

다른 욕실은 베이지 대리석 벽에 흰 욕조, 은색 수전, 원목 스툴로 꾸몄고, 살대 원목 문이 거실 덧문과 같은 결로 이어진다.

출처: ingakord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