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냉장고가 어디 있는지 찾게 된다. 이 집은 자녀 없이 둘이 사는 20대 신혼부부의 아파트다. 남편은 최신 기술 기기를 즐기고, 아내는 수정 컬렉션을 모은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원한 건 심플하면서도 약간 비즈니스적인 분위기였다.

현관에는 별도의 복도 공간이 없어, 출입문 옆 벽 전체를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납장으로 채웠다. 신발장 아래와 중간 칸은 일부러 비워 두어 매일 신고 나가는 신발을 꺼내기 편하게 했고, 맞은편 수납장 하단에는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있는 의자도 함께 넣었다.

그리고 이 수납장 어딘가에 냉장고가 완전히 통합되어 있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냉장고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거실과 다이닝룸은 벽 없이 이어진 오픈형 구조다. TV 벽면에도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빌트인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일부 칸은 개방형으로 두어 아내가 모은 장식품들을 올려뒀다. 전체 색조는 밝고 자연스러운 뉴트럴 계열이고, 오렌지색 가죽 소파가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거실과 다이닝룸 사이에는 부스형 좌석 공간을 만들었다. 나무, 흰색, 회색 톤을 조합한 이 자리는 두 사람의 일상적인 식사 공간으로 쓰인다.


소파 뒤쪽 벽에는 숨겨진 문이 있다. 안방과 세탁기·건조기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인데, 벽면과 완전히 같은 마감으로 처리되어 있어 닫혀 있으면 그냥 벽처럼 보인다.

현관 수납장 뒤편에는 드레스룸이 배치되어 있다. 원래 침실이었던 공간을 드레스룸으로 전환한 것으로, 옷 수납은 물론 화장대와 작업 공간, 장식품 디스플레이까지 함께 담았다.

헤링본 패턴 원목 바닥이 깔려 있고, 수납장 문에는 광택 있는 밝은 색 도장을 입혀 공간이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두 번째 침실은 홈 오피스 겸 게이밍룸으로 꾸몄다. 항공과 e스포츠 요소를 접목한 분위기로, 나무 소재 포인트 벽과 선형 조명이 공간에 깊이감을 더한다. 컴퓨터 책상과 게이밍 의자가 L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안방은 수납보다 편안함에 집중했다. 불필요한 장식을 모두 걷어내고 밝은 색감으로만 채웠으며, 사각형 협탁 대신 둥근 협탁을 선택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잡았다.

욕실은 안방 벽을 안쪽으로 밀어 공간을 넓혔고, 변기·샤워부스·세면대를 각각 분리된 구역으로 나눴다. 수납을 위한 벽감도 욕실 곳곳에 설계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