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재 하나가 집 전체의 방향을 결정했다. 원래 중유럽 스타일로 꾸며져 있던 이 집은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내부 구조부터 가구, 마감재까지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손대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기존에 깔려 있던 테라코타 타일 바닥이다.

디자이너들은 이 바닥을 걸림돌이 아닌 출발점으로 삼았다. 테라코타 특유의 따뜻한 흙빛 톤에서 전체 컬러 팔레트를 끌어냈고, 오프화이트, 내추럴 오크, 린넨, 라탄 같은 소재들이 그 위에 자연스럽게 쌓였다. 방마다 같은 소재를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집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실에는 이 집을 위해 맞춤 제작된 오크 TV 장식장이 벽면을 따라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오크 원목과 라탄을 조합한 디자인으로, 수납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도 시선을 과하게 끌지 않는다.

린넨 소재의 커튼이 낮 동안 빛을 부드럽게 걸러주고, 조명은 목재와 패브릭, 테라코타의 질감을 은은하게 드러낸다. 기존에 있던 콘솔 테이블이 새 가구들 사이에 그대로 남아 있어, 오래된 것과 새것이 어색하지 않게 공존한다.

주방도 같은 결로 이어진다. 맞춤 제작한 오크 수납장은 나뭇결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마감으로 처리했고,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주방과 바로 연결된 다이닝룸에는 오크 원목 테이블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와이본 체어와 천연 소재 펜던트 조명이 함께 놓여 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조합이다.

실내의 분위기는 야외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웃도어 다이닝 공간과 수영장 주변까지 같은 소재와 색감이 유지되어, 실내와 실외 사이의 경계가 흐릿하게 느껴진다.

계단은 별다른 장식 없이 단순한 비례와 자연광만으로 구성했다. 테라코타 바닥이 층마다 이어지면서 공간 간의 연결감을 만들어낸다.

안방은 낮은 패브릭 침대와 허리 높이의 파티션으로 구성했다. 파티션 뒤로는 오크 붙박이장이 방 전체 폭에 걸쳐 설치되어 있어 수납 공간이 넉넉하다. 따뜻한 원목 마감이 테라코타 바닥과 어우러지며 통일감을 만든다.

두 번째 침실에는 천연 소재로 마감한 오크 붙박이장이 들어섰다. 전통 목공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손으로 짠 도어 패널이 질감을 더하면서, 수납장 자체가 하나의 건축적 요소처럼 보인다. 장 사이에는 빌트인 책상이 깔끔하게 끼워져 있어, 별도의 가구 없이도 작업 공간이 완성된다.

욕실은 집의 다른 공간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재를 활용했다. 세라믹 타일 벽면이 깊이감과 색의 변화를 더하면서, 테라코타 바닥이 만들어놓은 따뜻한 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