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선 하나가 집 전체를 바꿨다. 번잡한 도로 바로 옆에 자리한 이 단독주택은 주변의 많은 건물들과 달리 도로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다.
대신 집 전체가 안쪽을 향해 돌아앉은 구조로, 하나의 유려한 곡선이 소음과 바람, 시선을 동시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도로 쪽 외벽은 창을 최소화한 거의 막힌 형태로 마감했다. 그 앞에는 조경 녹지를 두어 소음 차단과 프라이버시를 이중으로 확보했다.

반대편인 남향 쪽은 완전히 다른 얼굴이다. 동서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형 창이 마당과 포치, 발코니를 향해 활짝 열려 있어 주요 공간 모두가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다.

곡선 형태의 외관은 외부 공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휘어진 벽면이 포치를 감싸는 구조가 되면서 바람을 막아주고, 야외 공간의 깊이도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1층은 포치를 통해 외부와 연결되고, 2층은 연속된 발코니로 이어진다. 두 층이 수평으로 나란히 이어지는 파사드는 집을 더 길고 안정감 있게 보이게 한다.

1층 내부는 거실, 주방, 다이닝룸, 주차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오픈 플로어 구조다. 원목 벽면과 수납장이 폴리싱 콘크리트 바닥과 대비를 이루며 따뜻한 질감을 더한다.

특히 곡선 벽을 따라 제작된 빌트인 수납장은 집의 기하학적 흐름을 실내에서도 그대로 이어받아, 구조와 수납이 하나로 맞물린 형태다.

2층 복도도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 직선이 아닌 완만한 곡선을 따라 침실과 욕실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동하는 내내 발코니와 외부 풍경이 각도를 달리하며 펼쳐진다.


침실 중 하나는 부분 벽으로 수면 공간과 욕실을 나눠 각 공간이 독립성을 갖되 답답하지 않게 구성했다. 원목 붙박이장이 수납과 따뜻한 분위기를 함께 해결한다.

야간에는 외관 조명이 곡선의 실루엣을 따라 은은하게 켜진다. 건축 구조 안에 매립된 조명이라 빛이 선을 강조하되 과하지 않고,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외관이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