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집이 시작된다. 언덕 중턱에 자리한 이 단층 주택은 경사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지하 주차장을 자연스럽게 품었다.

덕분에 주 생활공간은 모두 같은 층에 모여 있고, 집 안 어디서든 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막히지 않는다. 외벽에는 천연 석재와 목재, 격자 패턴의 벽돌이 함께 쓰여 열대 기후에 어울리는 따뜻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현관으로 향하는 외부 계단은 열대 식물 사이를 천천히 지나도록 설계됐다. 큼직한 회색 석재 타일과 석재 벽, 가느다란 콘크리트 기둥, 격자 벽돌 스크린이 입구를 감싸며 집 전체의 소재 분위기를 미리 보여준다.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은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이어진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창이 공간 전체를 감싸고, 천연 석재와 목재, 초록빛 포인트가 더해져 자연 속에 앉아 있는 듯한 분위기를 낸다. 중정은 이 공간의 한가운데에서 빛과 녹음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거실과 바로 연결되는 야외 테라스는 목재 루버 천장과 석재 벽, 통유리로 구성됐다. 징검다리 통로, 성숙한 수목, 야외 주방, 수공간까지 갖춰져 있어 실내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복도는 한쪽 벽 전체를 세로 루버 패널로 마감하고, 위쪽에는 고창을 내어 자연광이 길게 흘러내리도록 했다. 바닥 레벨에 작은 단차를 두어 공간에 리듬감을 주고, 짙은 초록색 문이 복도 끝까지 이어지며 집의 자연 팔레트를 이어받는다.

침실 한쪽 벽은 천연 석재로 마감해 공간에 묵직한 질감을 더했다. TV 유닛과 선반은 군더더기 없이 정리되어 있고, 부드러운 마감재와 넉넉한 자연광이 차분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또 다른 침실에서는 침대 뒤쪽 벽 전체를 가로지르는 목재 루버 헤드보드가 눈에 띈다. 얇은 시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중성 톤의 침구와 어우러져 조용하고 정돈된 공간을 만든다.

욕실에는 독립형 욕조가 자연광 아래 놓여 있다. 큰 창과 벽면 틈새 선반, 석재와 조각적인 마감이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