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서부 호숫가 산자락에 ㄱ자로 앉힌 집이다. 짙게 착색한 삼나무 외장과 아연 지붕, 콘크리트가 재료의 전부인데, 어두운 외벽 덕분에 집이 숲 사이에 묻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진입로를 돌아 들어가면 나무로 덮인 낮은 집 한 채가 보이고, 그 옆으로 살짝 빠진 길 끝에 차 두 대짜리 차고가 숨어 있다.

밖에서 보면 작은 집 같지만 안은 그렇지 않다. 위로 치켜 올라간 지붕 아래 천장 높이 6미터에 가까운 통창이 서 있고, 안방은 아래층 위로 9미터나 튀어나와 허공에 떠 있다. 겉으로는 감추고 안에서 터뜨리는 집이다.
외관

지붕은 한쪽으로 올라가는 경사면이고 그 아래를 유리로 채웠다. 밖에서 보이는 큰 창과 나무 천장이 안의 규모를 먼저 귀띔한다. 차고 문은 외벽 판재와 같은 면으로 맞춰 문인지 벽인지 구분이 안 가게 했다.
야외 스파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온수 욕조를 중심으로 한 넓은 콘크리트 테라스가 펼쳐진다. 앉을 자리가 여럿이고, 온수 욕조 뒤에는 조금 더 조용히 몸을 담글 수 있는 깊은 욕조가 하나 더 있다. 필요하면 검정 철제 가림막을 펼쳐 바깥 시선을 끊는다.

그 뒤로 원목 미닫이문을 열면 사우나다. 연한 나무로 안을 마감하고 벤치를 넉넉하게 짜 넣었다. 스팀 샤워와 냉탕까지 갖춰 몸을 덥히고 식히는 순서를 한자리에서 마칠 수 있다.
테라스

테라스는 그대로 야외 다이닝룸으로 이어진다. 길고 낮은 콘크리트 화로 옆에 큰 철제 식탁과 흰 천을 씌운 안락의자 두 개를 놓았고, 붙박이 바비큐 그릴과 장작 피자 화덕까지 들여 밖에서 한 끼를 다 해결한다.
테라스와 주방 사이는 유리 미닫이벽이다. 판을 다 열면 주방 조리대에서 바깥 식탁까지 벽 없이 한 공간이 되어 요리하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 앉을 수 있다.
주방

주방에는 흰색 아일랜드가 세 개나 나란히 서 있고 상판은 모두 회색이다. 흰 수납장 위로 고창이 줄지어 나 있어 벽 쪽에서도 빛이 든다. 천장은 착색 삼나무, 바닥은 콘크리트라 차가운 바닥 위에 나무 천장이 온기를 얹는 구조다.
다이닝룸

주방과 거실 사이에 타원형 식탁을 두고 그 위에 커다란 흰 펜던트 조명 하나를 내렸다. 방으로 막지 않고 열어 두어 양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식탁 둘레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라 밥 먹는 내내 산이 보인다.
거실

거실의 중심은 검정 강판 벽난로와 원목 포인트 벽이다. 이 벽이 복도 두 개 사이에 서서 거실과 안쪽 방들을 자연스럽게 가르는데, 벽으로 막은 게 아니라 벽난로를 세운 것이어서 어디서든 불이 보인다. 큰 창은 여기서도 이어진다.
서재

한쪽 복도는 서재로 이어진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원목 책장이 복도 벽을 따라 서 있고, 서재 안은 큰 창으로 빛이 든다. 나무와 유리, 단순한 가구라는 집 전체의 공식이 여기서도 그대로다.
안방

다른 복도는 안방으로 가는데, 한쪽 벽이 전부 유리다. 복도를 걷는 동안 숲이 옆에서 계속 따라와서 방과 방 사이를 오가는 게 산책처럼 느껴진다.

안방은 흰색과 연한 회색으로 꾸미고 천장에는 나무를 댔으며, 검정 프레임 창은 집의 다른 곳과 같다. 이 방의 특이한 점은 위치다. 아래층 손님방 위에 얹혀 9미터를 밖으로 뻗어 나가 있어서, 밖에서 보면 방이 땅에서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래층 손님방

아래층 손님방은 큰 유리 미닫이문을 열면 작은 전용 테라스로 나간다. 바깥과 바로 이어져 손님도 자기만의 마당을 갖는 셈이고, 아래층인데도 빛이 방 깊숙이 들어온다. 이 방 위로 안방이 튀어나와 있어 테라스에는 자연스럽게 지붕이 생겼다.
출처: m-architect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