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벽 뒤에 숨겨진 4층짜리 비밀이 있다. 겉보기엔 평범한 2층 주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하부터 최상층까지 4개 층에 걸쳐 펼쳐진 333평 규모의 열대 주택이다.

이 집의 첫인상은 압도적이다. 거대하고 막힌 기하학적 구조물이 마치 요새처럼 서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의 결과다. 뜨거운 직사광선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도 광범위한 기능을 품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고대 마야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설계가 돋보인다. 단일 출입구와 화려한 처마 장식을 가진 폐쇄적인 건축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열대 풍경과 하나가 되어간다. 건물과 자연 사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것이다.


집 중앙을 관통하는 넓은 안뜰이 이 집의 심장부다. 채광창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미기후를 만들어내고, 집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기도 한다. 안뜰 한가운데에는 빗물을 모으는 저수조가 자리한다. 이는 고대 마야 문명의 세노테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 장치다.

4개 층에 걸친 공간 구성이 흥미롭다.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서비스 공간, 공용 공간, 준사적 공간, 그리고 아늑한 개인 공간이 수직으로 층층이 쌓여있다.

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각적 연결성을 극대화한 설계다. 정원과 수로, 그리고 골프 코스까지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을 통해 실내와 외부 풍경이 하나로 연결된다. 경계를 허무는 것이 이 집의 핵심 철학이다.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변 환경과 섬세하게 조화를 이루는 집이다. 폐쇄적인 외관 뒤에 숨겨진 개방적인 내부 공간의 대비가 이 집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