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버거워져서 손으로 직접 집을 지었다” 단단한 나무로 지은 12평 단독주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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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직접 지은 집이 있다. 팬데믹 이후 많은 것이 흔들렸다.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일자리가 사라지고,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월세가 점점 버거워졌다. 한 소가족이 바로 그 상황에 놓였다.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는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그들은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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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을 배웠다. 건축 기술도 익혔다. 기본적인 도구와 조금씩 쌓아 올린 지식을 손에 쥐고, 울창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 나무집을 짓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해 보였을 선택이, 이 가족에게는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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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크기는 약 12평. 넉넉하지 않은 예산 안에서 빠르게 지어야 했고, 훗날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어야 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설계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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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는 단순하지만 영리하다. 여러 개의 문틀 형태 뼈대를 나란히 세우고, 세로 방향의 보로 이것들을 단단히 엮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격자 구조 안에 하나의 열린 공간이 생겼다. 벽을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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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주방, 옷장 같은 실용적인 공간들은 접이식 문 뒤로 깔끔하게 숨겨져 있다. 문을 열면 기능적인 공간이 드러나고, 닫으면 하나의 매끄러운 벽면이 된다. 이 벽이 단순한 칸막이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살아있는 내부 파사드처럼 작동한다는 점이 이 집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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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이 작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유연함 때문이다. 고정된 것이 거의 없고, 공간은 언제든 다르게 쓰일 준비가 되어 있다.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이 집의 구조 안에 그대로 녹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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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재료가 주는 따뜻함도 이 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거실 곳곳에 드러난 목재의 결은 손으로 지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전한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마감보다 오히려 그 흔적들이 이 공간을 더 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