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퉁이에 자리한 오래된 집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약 103평 규모의 이 2층 주택은 195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세월이 쌓인 만큼 공간은 단편적으로 나뉘어 있었고, 자연광은 실내 깊숙이 들어오지 못했다.
정원이라 부를 만한 공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새 주인은 이 집을 매입한 뒤, 가족의 생활 방식에 맞게 전면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프로젝트의 방향은 처음부터 명확했다. 정원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 빛과 바람이 통하는 구조로 바꾸고, 공간들이 서로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기존 구조물 중 원래 자리를 지킨 것은 단 하나, 오래된 녹색 테라초 계단뿐이다. 이 계단은 철거 대신 보존과 복원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집 전체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중심축이 되었다.

대문을 열면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진다. 회전식 금속 대문 너머로 아늑한 정원과 현관 앞 파티오가 나타나는 것이다. 외부 바닥은 불규칙한 패턴의 돌로 마감되어 있는데, 이 질감이 집 앞 광장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공공 공간의 감각을 사유지 안으로 끌어온 셈이다. 입구에서 뒤뜰까지 이 바닥재가 이어지며 집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공간들이 넓게 트여 있다. 기존의 서비스 공간과 뒤쪽 별채는 손님 접대를 위한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주방은 파티오와 직접 연결되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물었고, 바비큐 공간과 지붕이 있는 다목적 공간이 나란히 이어진다. 특별한 날에는 주방을 닫아 야외 행사에만 집중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거나 합칠 수도 있다.

정원은 이 집의 진짜 주인공이다. 세로로 긴 창은 공기를 순환시키고, 가로로 난 창은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낸다. 그중에서도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베이 윈도우가 단연 눈길을 끈다.

창이 완전히 열리면 정원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오는 듯한 착각을 준다. 그 안쪽에는 독서용 소파가 놓여 있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 속에 있는 기분이 든다.

가구는 기존 소유주의 것을 복원한 것과 새로 들인 것이 함께 어우러진다. 목재와 중성 톤의 패브릭이 기본 바탕을 이루고, 다이닝룸의 사이드보드와 주방 캐비닛에는 녹색 계열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 녹색은 복원된 테라초 계단의 색에서 따온 것으로, 오래된 것과 새것이 같은 언어로 대화하는 방식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는 새로 설치한 천창이 있다. 빛이 수직으로 쏟아지며 계단 공간 전체를 밝힌다. 원래 앞쪽에 있던 안방은 뒤쪽으로 옮겨졌다.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정원과 안뜰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이 안방에는 넓은 발코니가 딸려 있는데, 기존의 낡은 지붕과 설비 공간을 철거한 자리에 만든 테라스로 이어진다. 탁 트인 하늘 아래 주변의 푸른 환경과 멀리 보이는 고층 건물들이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 펼쳐진다.

건물 전면의 게스트 스위트 두 곳에는 특별히 설계된 유리 창이 달려 있다. 고정된 불투명 유리가 난간 역할을 하고, 슬라이딩 방식의 투명 유리를 통해 나무 캐노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외관에서는 금속 박스가 두 창틀을 감싸며 시각적 통일감을 만들어낸다.

모퉁이 집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사생활 보호와 채광 확보는 처음부터 풀어야 할 숙제였다. 비교적 한적한 측면 도로를 향해 불투명 유리로 된 큰 창을 내고, 복도에는 천창을 추가해 빛을 끌어들였다.

이 측면 창은 보도의 가로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효과도 낸다. 외관 하단을 감싼 흙빛 벽돌은 금속 구조물의 색과 어우러지며, 집을 둘러싼 정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