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사각형 평면을 45도 틀었다. 그 하나의 결정이 이 집의 모든 것을 바꿨다. 건물을 대지 위에서 비틀자 네 모서리마다 삼각형 모양의 자투리 공간이 생겨났고, 그 자리에 정원이 들어섰다.

집의 어느 방향에서도 초록이 보이고, 어느 각도에서도 바람이 통한다. 조경을 따로 계획한 게 아니라 건물의 형태 자체가 정원을 만들어낸 구조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건물이 지면 위로 살짝 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상층부 볼륨이 위로 올라가면서 1층은 자연스럽게 열린 구조가 됐고, 실내와 야외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곡선 엣지를 가진 수영장이 1층 사교 공간 옆으로 길게 뻗어 있고, 물 표면은 하루 종일 빛의 변화를 담아낸다. 옥상에는 또 다른 수영장과 오픈 테라스가 있어, 이 집에는 수영장이 총 두 개다.

계단실 벽에는 완벽한 원형 개구부가 뚫려 있다. 층과 층 사이로 빛이 통과하고, 그 원 안으로 집 안의 풍경이 액자처럼 담긴다. 기능적인 요소를 건축적 장면으로 바꿔놓은 디테일이다.


1층 거실은 벽 없이 레벨 차이만으로 공간을 나눈다. 독서 코너, 대화를 위한 오목한 좌석 공간, TV 라운지가 각자의 자리를 갖되 시각적으로는 하나로 이어진다. 중앙 안뜰을 향한 시선이 어디서든 열려 있어 실제 평수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집의 한가운데에는 천창 아래 분재 한 그루가 놓인 중정이 있다. 하루 동안 햇빛이 이동하며 나무 위로 다른 패턴의 그림자를 만들고, 2층 복도를 지나는 사람의 실루엣이 프레임 사이로 잠깐씩 비친다.

주방은 현지에서 조달한 대리석과 원목, 석재로 마감했다. 장식 없이 소재 자체로 완성한 공간이다. 아일랜드 형태의 주방 블록이 중심을 잡고, 주변으로 열린 개구부들이 정원과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계단은 현무암 계열의 화산석으로 만들어졌다. 상층부의 밝고 가벼운 볼륨과 대비를 이루며 집 안에 독립적으로 세워진 조각처럼 보인다.

4개의 침실은 모두 2층에 있으며, 각 방이 서로 다른 방향의 정원을 향해 배치돼 있다.

욕실은 집 전체의 어두운 마감 톤과 달리 밝은 소재를 써서 분위기를 전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