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채의 작은 건물이 포도밭 사이에 흩어져 있다.
전통적인 호텔 대신 독립된 캐빈 네 채를 하나의 마을처럼 배치한 숙소다. 세 채는 각각 독립된 게스트 스위트로 운영되고, 나머지 한 채는 공용 공간으로 구성됐다.

공용 캐빈의 중심에는 대형 주방과 넉넉한 크기의 공용 테이블이 자리하고, 바깥으로는 넓은 데크가 이어져 실내외 경계가 자연스럽게 열린다.
캐빈의 외형은 전통적인 건초더미 실루엣에서 가져왔다. 콤팩트한 형태가 포도밭과 숲 사이에 놓이면서 현대 건축과 오래된 농경지 풍경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각 캐빈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뒤 경사진 지형 위로 들어 올려 설치됐다. 지면에서 살짝 띄운 구조 덕분에 건물 전체가 가볍게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A자형 지붕이다. 양쪽 삼각형 면이 단순한 창이 아니라 구조벽 역할까지 겸한다. 별도의 프레임 없이도 넓은 개구부를 확보할 수 있어 실내로 햇빛이 깊숙이 들어온다. 세 개의 경사면을 겹쳐 쌓는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닫힌 벽에 창을 뚫는 대신 유리면 자체가 구조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외장재는 천연 오일만 처리한 낙엽송 목재를 사용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색이 변하며 풍화되도록 의도한 선택이다. 같은 나무 소재가 바닥, 벽, 가구까지 이어지면서 실내 전체가 일관된 따뜻한 톤으로 통일된다.

창틀은 최대한 얇게 처리하고 자연 색조의 유리를 사용해 유리 자체의 물성을 살리면서도 바깥 풍경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다.

각 스위트는 캐빈 아래 빈 공간을 통과하는 계단을 올라 전용 데크에 먼저 닿는 구조다. 데크에서 대형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실내로 이어지며, 포도밭과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뷰가 펼쳐진다.

내부 동선은 데크 쪽 조식 공간에서 시작해 침실을 지나 욕실로 끝나는 단순한 흐름을 따른다. 욕실만 문으로 구획되고 나머지는 오픈 플랜으로 이어져 있어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침실 공간은 천장이나 얇은 가로 금속 바에 걸린 긴 커튼으로 가릴 수 있다. 커튼을 닫아도 공간의 개방감은 그대로 유지된다.

욕실은 목재 세면대와 키 큰 거울, 워크인 샤워 부스로 구성됐고, 불필요한 장식 없이 소재 수를 최소화해 캐빈 전체의 분위기와 일관성을 유지한다.

해가 지면 캐빈 주변의 조명이 조용히 켜지며 산책로와 건물 외관을 부드럽게 밝힌다. 목재 캐빈 안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빛이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