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가지 삶의 방식을 동시에 품은 집이 있다. 약 34평 규모의 이 집은 테라스를 갖춘 1층 펜트하우스 구조로,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까지 설계에 담아낸 공간이다.

지금은 한 가족이 사용하는 단독 주택이지만, 언제든 1층과 위층을 각각 독립된 두 개의 유닛으로 나눌 수 있도록 처음부터 구조를 짜두었다. 삶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구조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선택은 지붕이다. 콘크리트 슬래브와 단열 패널을 조합한 경량 지붕을 새로 올렸는데, 이 구조는 향후 위층을 증축하더라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외벽 마감 역시 마찬가지다. 해체하고 다시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시공해, 공간이 바뀌어도 재료가 낭비되지 않는다.

공간 배치는 빛과 사생활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나뉜다. 채광이 상대적으로 적고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유리한 1층에는 침실을 두었다.

반면 거실과 다이닝룸 같은 공용 공간은 2층으로 올려 북향 테라스와 바로 이어지도록 했다. 층을 오르면 탁 트인 테라스가 기다리는 구조다.

다이닝룸에서는 유리 칸막이를 없애 실내와 테라스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완전히 열린 공간도, 완전히 닫힌 공간도 아닌, 반쯤 덮인 확장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두 층을 잇는 계단 옆에는 수직으로 뻗은 목재 구조물이 서 있고, 계단 꼭대기에는 유리 패널이 설치되어 위에서 내려오는 빛이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든다.

재료는 철저하게 제한했다. 목재, 화강암 모자이크, 철, 판금. 이 네 가지만으로 공간 전체를 완성했다.

기존 건물과 새로 지은 부분의 색상을 통일해 겉에서 보면 어디가 원래 구조이고 어디가 새로 추가된 부분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오래된 것과 새것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읽힌다.

이 집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인테리어 감각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삶뿐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를 삶까지 미리 생각해둔 설계, 그 태도가 공간 곳곳에 스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