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뒷마당 한켠에 돌과 나무로 지어진 별채가 있다. 고작 4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이 작은 구조물은 단순한 창고 자리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기존에 있던 창고를 허물고 그 자리에 홈 스튜디오를 새로 지었는데, 설계의 핵심은 공간을 ‘빼는 것’이었다. 건물을 땅속에 일부 묻어 지붕이 지면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고, 덕분에 정원이 사라지는 대신 옥상 테라스로 되살아났다.

집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별채로, 별채에서 옥상으로. 공간들이 계단처럼 층층이 이어지며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방문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이끌린다.

별채 내부는 돌로 된 껍데기 같은 느낌이다. 사방에서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된 ‘거주용 창문’이 공간의 중심을 잡는다.
나무 틀에 버건디 색 강판으로 마감된 이 창문은 작업대를 감싸는 상자 형태로, 빛이 들어올 때마다 나뭇잎 그림자와 빗소리가 공간 안으로 함께 스며든다. 창문 하나가 렌즈처럼 작동하며 바깥 세계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재료는 모두 날것 그대로다. 인근 채석장에서 가져온 석회암을 톱으로 잘라 쌓아 올린 벽은 거칠고 육중하다. 그 위를 마호가니 계열의 목재가 감싸는데, 붉은 기운이 도는 나무 색조가 석회암의 따뜻한 톤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측면 벽을 가로지르는 깊은 목재 기둥은 지붕과 창문, 벽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보기에도 직관적이고, 구조적으로도 단단하다.

정원은 관리가 쉬운 방식으로 꾸며졌다. 가느다란 풀과 야생화가 자라는 사이로 돌계단이 대각선으로 흩어져 있고, 디딤돌 사이에는 백리향이 심겨 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은은한 향이 올라온다. 단순한 이동이 후각적인 경험이 되는 순간이다.
계단을 오르면 별채로 이어지는 작은 돌 테라스가 나오고, 한 단 더 오르면 옥상 테라스로 연결된다. 계단은 건물 측면으로 자연스럽게 돌출되어, 마치 단단한 돌덩이를 깎아 만든 것처럼 보인다.

예산은 넉넉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제약이 오히려 공간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단순함, 내구성, 유지 관리의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두었고, 그 결과 군더더기 없이 정직한 공간이 완성됐다. 재료의 질감과 손으로 만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별채는, 작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고요함을 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