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한 그루도 건드리지 않았다. 숲 속 자연 공터를 그대로 활용해 지어진 이 작은 통나무 숙소는, 처음부터 자연과 충돌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외벽은 웨스턴 레드 시더로 마감했다. 시간이 지나면 목재가 자연스럽게 은빛 회색으로 변하면서 주변 숲과 더욱 가까운 색감으로 녹아든다.

기초는 나사 형태로 땅속에 박는 방식을 사용해 기존 나무 뿌리를 건드리지 않았고, 야생동물이 부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지면을 최대한 열어뒀다. 건물 자체도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 과정의 환경 영향을 줄였다.

숙소 남쪽에는 넓은 테라스가 마련돼 있고, 정면과 후면 모두 대형 통창이 설치돼 있다.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숲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유리는 자동으로 색이 변하는 전기변색 유리를 적용해 여름철 과열을 줄이고, 저녁에는 실내 빛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양을 제한한다. 이 기능은 단순한 에너지 절약을 넘어, 이 지역에 서식하는 박쥐를 보호하기 위한 설계적 배려이기도 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L자형 소파와 암체어,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펜던트형 벽난로가 거실 중심을 잡는다. 내부 전반에 걸쳐 원목 마감이 이어지며, 창밖으로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의 색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주방은 자작나무 합판 수납장으로 구성됐다. 아담한 규모지만 동선이 효율적으로 짜여 있고, 유리 벽과 목재 천장이 침실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면서 공간이 실제보다 넓게 느껴진다.

침실에는 침대 위쪽에 맞춤 제작한 선반 틈새 수납공간이 있어 별도 가구 없이도 정리가 가능하다.

침대 맞은편에는 독립형 욕조가 통창 바로 앞에 놓여 있어, 입욕하면서 숲 전망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슬라이딩 도어 안쪽으로는 샤워 부스가 딸린 욕실이 따로 구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