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떠나 숲에 집 짓고 재택근무 합니다” 높은 천장+원목 인테리어 단독주택 신축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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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집닥이 정답인 이유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른 집이 있다. 외벽 전체를 불에 태운 삼나무 판재로 감싼 이 주택은 언뜻 보면 숲속 나무껍질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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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고 거친 질감의 검은 외장재가 건물 전체를 덮고 있어, 주변 수목과 경계가 흐릿해질 정도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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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보스턴에서 이주한 부부가 재택근무와 느린 일상을 위해 지은 단독주택이다. 경사진 언덕 지형을 그대로 살려 설계했고, 여러 개의 볼륨이 어긋나게 쌓인 형태로 지어졌다.

덕분에 층마다 천장 높이가 달라지고,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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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재로 쓰인 것은 야키스기 공법으로 처리한 삼나무 사이딩이다. 고온의 불꽃으로 표면을 태운 뒤 한 번 브러싱해 그을음 일부를 걷어내면, 탄화된 표면 아래 삼나무 결이 드러난다.

내구성과 방충·방부 성능이 높아 유지 관리가 거의 필요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패티나가 생긴다는 것도 이 소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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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 들어서면 어두운 외부에서 밝은 내부로 넘어가는 전환이 시작된다. 자연목 마감과 채광이 공간을 채우고, 입구 바로 옆에는 빌트인 소파가 놓여 있어 실용적인 쉼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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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다이닝룸은 높은 천장 덕분에 탁 트인 느낌이 강하다. 사방으로 난 창을 통해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실내로 들어오고, 밝은 톤의 원목 마감이 외부의 검은 외장재와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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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이 집에서 가장 큰 볼륨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성당처럼 높은 천장이 인상적이다. 목재 흡음 천장 마감이 넓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잡아주고, 자연 채광과 연한 원목, 바깥 풍경이 어우러져 개방감을 만들어낸다. 맞통풍 설계도 적용되어 있어 환기 면에서도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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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공간의 변화를 체험하는 경로다. 경사 지형을 따라 층이 나뉘어 있어,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천장 높이와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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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은 공용 공간의 스케일에서 벗어나 아늑한 분위기로 설계됐다. 밝은 원목과 자연광이 이어지는 가운데, 창가 한쪽에는 빌트인 책장과 창문을 갖춘 독서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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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욕실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큰 창 옆에 독립형 화이트 욕조를 배치했고, 흰 벽과 흰 위생도기가 공간을 밝게 유지한다. 한쪽 벽을 따라 오크 소재 세면대가 길게 이어지고, 그 위로 대형 거울이 걸려 있다. 바닥만 어두운 톤으로 마감해 대비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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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욕실은 반대 방향의 분위기를 택했다. 회색 슬레이트 느낌의 대형 타일이 샤워실 벽과 바닥을 가득 채우고, 프레임 없는 유리 샤워 부스가 공간을 시각적으로 열어준다. 좁고 긴 세로형 창이 측면에서 자연광을 끌어들여 어두운 타일 사이에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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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채에서 떨어진 곳에는 별채 사우나와 창고가 있는데, 두 건물 모두 본채와 동일한 야키스기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크기는 달라도 외장재가 같아 부지 전체가 하나의 건축 언어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