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지나쳐도 이 집은 보이지 않는다” 땅 아래로 숨어든 79평 별장 인테리어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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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Taylor

도로를 지나쳐도 이 집은 보이지 않는다. 짙은 회색 지붕 처마 끝자락과 돌 굴뚝만이 나무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밀 뿐, 집의 전체 모습은 철저히 가려져 있다. 이 별장은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집’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의뢰인 부부가 원한 건 단 하나, 도로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단층 오두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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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실현하기 위해 건축가는 기존 지면보다 약 1.8미터 아래로 땅을 파고 들어갔다. 집과 도로 사이에는 암벽을 그대로 남겨 나무가 우거진 자연 둑을 만들었고, 입구는 그 뒤로 깊숙이 물러나 있다. 지나가는 차에서는 굴뚝과 처마 끝만 보일 뿐, 집이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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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자체도 범상치 않다. 울창한 나무들이 빼곡한 경사면이 고요한 호수 위로 가파르게 솟아 있고, 경사 아래로는 오래된 나무 그루터기가 흩어진 개인 해변이 펼쳐진다. 땅 곳곳에는 화강암 기반암이 드러나 있어 조경에도 그대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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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평 규모의 이 별장은 세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나뉜다. 각 공간은 앞 공간보다 조금씩 뒤로 물러나 있어, 시야가 자연스럽게 열리고 햇빛이 깊숙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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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날개에는 손님용 침실 두 개와 방충망이 설치된 넓은 베란다가 있고, 중앙에는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이 하나로 이어진 넓은 공간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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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공간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은 호수 풍경을 그대로 끌어들인다. 따뜻한 계절에는 거실 양쪽 창문을 열어 공기가 집 전체를 관통하고, 겨울에는 바닥 난방과 벽난로가 그 자리를 채운다. 메인 침실은 나머지 공간과 분리되어 있으며, 유리로 마감된 통로를 통해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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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어두운 색의 나무 사이딩으로 감싸여 있어 숲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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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전나무 판자로 만든 천장은 창틀을 지나 깊은 처마 아래까지 이어지고, 방충망이 설치된 베란다 벽까지 내려온다. 해가 지면 나무에서 은은하고 따뜻한 빛이 번져 나와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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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는 대형 자기 타일이 깔려 있다. 콘크리트처럼 보이지만 관리가 거의 필요 없는 소재다. 집 전체에는 재능 있는 장인들의 손길이 곳곳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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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그을린 강철 프레임이 거실 중심의 장작 벽난로를 감싸고, 견고한 호두나무 식탁과 재활용 목재로 만든 샹들리에가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 입구에는 검게 그을린 강철로 제작한 호수 지도가 걸려 있어, 이 집에 처음 발을 들이는 손님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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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는 원래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두었다. 가능한 한 많은 나무를 살리고, 조경은 최소한의 손길만 더했다. 오두막에서 물가로 이어지는 돌계단과, 부지 내 다른 곳에서 옮겨온 화강암 바위로 만든 테라스가 전부다. 자연을 바꾸는 대신, 집이 자연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