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납이 너무 많아서 채울 수가 없다는 집이 있다. 복층 구조의 이 집은 입주 전 인테리어를 전면 재설계했다. 기존 마감재가 이미 갖춰진 상태였지만, 그대로 살기엔 수납도 동선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향은 ‘덜어내기’보다 ‘더하기’. 구조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공간의 쓰임새를 완전히 바꾸는 방식이었다.

1층 바닥은 기존 타일 위에 원목 마루를 덧깔았다. 현관 쪽은 마루와 어울리지 않아 마이크로시멘트로 마감하고, 두 소재가 만나는 경계선에는 금속 줄눈을 넣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층 욕실은 샤워부스를 없애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들였다. 발코니를 거실로 확장하면서 생긴 세탁 공간 문제를 이렇게 해결했다.

주방은 반개방형으로 설계했다. 거실과 맞닿은 벽 일부를 허물고 폴딩 창을 달아 전달창 겸 바 테이블로 활용한다. 주방 안쪽 벽 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에나멜 패널로 덮었는데, 자석이 붙는 소재라 주방에서 실용성이 높다.

냉장고는 계단 아래 수납공간을 활용해 거실 쪽으로 빼냈고, 그 자리에 새 수납장을 추가로 짜 넣었다.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았다. 대신 전면 벽을 따라 길이 약 6미터에 달하는 책장 겸 수납장을 설치했다. 소파와 책장이 공존하도록 선반 높이를 조절해 소파 등받이 위쪽은 열린 선반으로, 아래쪽은 닫힌 수납으로 구성했다.

수납장은 다이닝룸 쪽까지 이어지며 팬트리 역할도 함께 한다. 프로젝터 벽면은 기존 석재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석고보드를 덧대 에그쉘 질감의 아트 페인트로 마감했다. 발코니 확장으로 넓어진 거실 바닥까지 붙박이 서랍장을 연장해 두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손대지 않았다. 계단 옆 벽면에는 깊이 550mm짜리 수납장을 짜 넣어 미니 바 겸 잡화 수납으로 쓴다.

아이 방은 창가에 1,500mm 너비의 다다미 평상을 놓고, 연두빛 벽 컬러와 구름 모양 조명으로 꾸몄다.

책장 문짝을 그림책 거치대로 만든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문을 열면 책이 꽂혀 있고, 닫으면 깔끔한 수납장이 된다. 책상은 책장 위에 얹는 방식으로 설치해 좁은 공간에서 책상과 수납을 동시에 해결했다. 방 한쪽 코너에는 벽에 접이식 침대를 달아 평소엔 레고 테이블로, 손님이 오면 침실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안방은 문 방향 하나만 바꿨는데 동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배치는 욕실 양옆으로 붙박이장을 나눠 넣는 구조였는데, 통행이 불편하고 침대 발치 공간이 낭비됐다.

문 방향을 틀자 창문부터 욕실 입구까지 약 4미터짜리 붙박이장을 일렬로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왼쪽 1미터 구간은 책상 겸 화장대로 꾸몄다. 전체 수납 용량은 32세제곱미터, 옷장 길이만 합산하면 6.7미터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