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분을 올려놓는 고리 모양의 금속 테라스가 집 앞에 공중으로 솟아 있다.
약 29평 규모의 이 목조 주택은 건축가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동시에 작업실로도 쓰기 위해 직접 설계한 공간이다. 삼면이 주택 밀집 지역으로 둘러싸인 좁은 땅에 지어졌고, 유일하게 열린 방향은 북쪽 도로 쪽이었다.

문제는 북향이었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둡게 보이기 쉬운 방향. 그럼에도 그는 큰 창문과 정원을 북쪽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그 어두움을 상쇄할 장치를 고안했는데, 그것이 바로 ‘카자리 정원’이다.

카자리는 일본어로 장식, 꾸밈을 뜻한다. 이름처럼 이 공간은 기능보다 분위기에 가깝다. 금속 기둥 위에 고리 모양으로 세워진 테라스는 화분을 올려두는 용도이면서, 동시에 도로 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2층 다이닝룸 창문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반짝이는 빛의 질감이 더해지는 구조다.

이 테라스에는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달려 있어, 집 안으로 들어가는 전용 입구가 된다. 공중에 떠 있는 통로를 걸어 집 안으로 진입하는 경험은 일반적인 현관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만들어낸다.

1층에는 넓은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이 이어지고, 계단을 따라 집 뒤쪽으로 올라가면 침실 두 개가 나온다.

거실과 정원 통로 사이에는 살짝 높이가 올라간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철망 유리로 마감된 가로로 긴 창문이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조리대, 황동 파이프로 만든 조명 기구 등 산업적인 소재들이 인테리어 곳곳에 섞여 있다.

아래층에는 작업 공간과 추가 침실이 있다. 작은 뒷마당과 계단 아래 놓인 큰 화분이 내려다보이고, 천창을 통해 빛이 떨어진다. 층마다 정원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 덕분에, 집 안을 이동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연속된 장면처럼 느껴진다.

계단과 거실 모두 어두운 색 목재로 만든 붙박이 선반으로 마감되어 있다. 이 선반에는 가족이 오랫동안 모아온 책, 도자기, 식물, 사진들이 놓여 있다.


단순한 수납이 아니라, 삶의 흔적을 전시하는 방식이다. 작은 미술관처럼 집 안에 긴장감을 만들고,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살아가도록 스스로를 이끄는 장치라고 건축가는 말한다.

외관은 이끼색 녹색 마감재로 덮여 있다. 주변 식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선택한 색이다. 지붕은 완만하게 경사진 금속 재질로, 아래로 부드럽게 휘어지며 다이닝룸 위에 곡선형 천장을 만들어낸다.
좁은 땅, 불리한 방향, 정원이 없는 환경. 이 집은 그 모든 조건을 거스르는 대신 그 안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