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한 그루가 집 전체의 기준점이 됐다. 이 집은 부지 안에 자리한 스모크 부시 나무에서 출발한다.
올리브 나무 군락과 유칼립투스 숲 사이에 놓인 이 나무는 단순한 조경 요소가 아니라, 집의 배치와 설계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다.

계절마다 짙은 초록과 보라, 가을의 붉은빛으로 변하고 마지막엔 섬세한 씨앗 솜털을 피워내는 나무의 존재감이 집 안 곳곳의 창틀 너머로 반복해서 등장한다.

건물은 하나의 단순한 직육면체 대신, 여러 채가 어긋나게 배치된 구조를 택했다. 이 배치 덕분에 바람과 비를 막는 반외부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각 공간에 적당한 독립성도 확보됐다.

태양의 이동 경로를 따라 설계된 덕에 하루 동안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각도와 양이 계속 달라진다. 넓게 열린 창으로는 계곡과 바다 방향의 뷰가 펼쳐진다.

외관은 목재 클래딩과 넉넉한 처마 오버행으로 마감됐다. 현관 앞 포장된 진입로 양옆으로 식물이 심겨 있어 집 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자연 소재의 분위기가 시작된다.
대형 목재 도어 옆에는 천장까지 닿는 통유리가 나란히 놓여 있고, 목재로 마감된 천장이 외부에서 내부로 이어지며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현관 홀 안쪽은 연한 석재 바닥과 텍스처가 살아있는 석재 벽이 마주하는 구조다. 복도 위로는 위커 소재 펜던트 조명 세 개가 서로 다른 위치에 걸려 있고, 끝쪽에는 얇은 시어 커튼이 햇빛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거실과 다이닝룸은 넓게 트인 오픈 플랜으로 연결되며, 대형 개구부를 통해 주변 자연 풍경이 실내로 끌어들여진다. 창 아래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앉아서 바깥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하나 더 생겼다.


주방은 원목 수납장, 위커 펜던트 조명, 결이 살아있는 석재 카운터로 구성됐다. 아일랜드 크기가 넉넉해 요리와 식사, 모임이 동시에 가능하고, 위커 소재 바 스툴이 텍스처를 더한다. 오픈 선반에는 식물과 심플한 도자기가 놓여 있어 생활감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패밀리룸은 린넨 커튼이 햇빛을 걸러주는 가운데, 연한 우드 플로어와 빌트인 선반, 목재 프레임 도어가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쿠션과 텍스처 담요가 풍성하게 올려진 대형 섹셔널 소파가 공간의 중심을 잡고, 넓은 개구부를 통해 정원으로 바로 이어진다.

메인 욕실은 프리스탠딩 욕조가 정원 뷰 통유리 옆에 놓여 있고, 워크인 샤워 부스는 욕실 전체와 같은 석재로 마감해 통일감을 줬다. 매트 블랙 수전이 포인트가 되고, 위커 바구니와 오픈 선반이 자연 소재 레이어를 완성한다.

파우더룸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택했다. 한 작가의 작품을 타일에 인쇄해 네 벽 전체를 식물과 동물 모티프로 채웠다. 수납장, 수전, 도어의 위치는 그림 속 주요 요소가 가려지지 않도록 작품 구성에 맞춰 배치됐다.

세탁실은 부드러운 우드 수납장과 석재 카운터, 광택 있는 블러시 핑크 타일로 마감됐다. 슬림한 세로형 창이 자연광과 함께 바깥 녹음을 살짝 들여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