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집을 이렇게 바꾼다고?” 집 위에 새집을 쌓은 112평 단독주택

이정수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소정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인테리어, 집닥이 정답인 이유

오래된 집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약 112평 규모의 이 집은 에드워드 시대에 지어진 테라스 하우스다. 겉에서 보면 그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오래된 것을 지우는 대신 그 위에 새로운 층을 쌓아 올린 집.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집주인 부부는 처음부터 명확한 그림을 갖고 있었다. 빈티지 가구 판매상 출신인 아내는 서로 다른 시대의 가구들을 집 안 곳곳에 배치해 공간에 이야기를 입혔고, 남편과 함께 이 집이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가족의 일상과 학업, 그리고 정원과의 연결까지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인테리어 18년 연속 1위, 검증된 전문가에게 상담 받아보세요.

자연광을 더 끌어들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랫동안 아껴온 버드나무를 집의 중심 요소로 삼는 것. 그 바람들이 설계 전반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Matthew Giles Architects

후면 확장 공간의 첫인상은 꽤 강렬하다. 거친 질감의 콘크리트 골조와 얇은 철골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유리창이 맞닿아 있는데, 이 조합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산업적인 무게감과 투명한 가벼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공간이다. 철골 프레임은 다락창까지 이어지며 건물 후면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언어로 묶어낸다. 역사적인 건물의 지붕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지만, 어디서도 억지스러운 흉내 내기처럼 보이지 않는다.

Matthew Giles Architects
Matthew Giles Architects

바닥에서 천장까지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거실과 다이닝 공간은 빛이 가득하다. 벽은 흰색으로 절제되어 있어 오히려 콘크리트의 질감과 목재의 따뜻함, 그리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가 더 선명하게 살아난다. 화려한 장식 없이도 공간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공간이다. 오래된 백화점 푸드홀의 장식 기둥에서 착안한 타일 벽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Matthew Giles Architects

런던의 건축 유산에 바치는 유쾌한 헌사처럼 읽히면서도, 전체 공간과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다. 맞춤 제작된 디테일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볼수록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이 집에서 지속가능성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 방식으로 구현됐다. 주요 콘크리트 계단은 철거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한 골재로 만들어졌다. 버려질 뻔한 재료가 집의 중심 구조물이 된 셈이다. 기존의 목재 보와 처마 장식, 타일 바닥은 그대로 살렸다. 역사적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 만드는 데 드는 자원을 줄이는 방식이다.

Matthew Giles Architects

콘크리트 골조는 단순히 구조를 지탱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낮 동안 열을 흡수하고 밤에 서서히 내보내며 실내 온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한다. 고성능 유리창과 전략적으로 배치된 단열재가 더해지면서 인공 냉난방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집이 완성됐다. 오래된 집을 허물지 않고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집이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