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면은 19세기 벽돌, 뒷면은 물결치는 유리. 같은 집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두 얼굴이 극명하게 갈린다.
1828년에 지어진 이 집은 리모델링 전까지 거의 2세기 동안 증축과 개조를 반복해왔다. 건축주는 오랜 역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가족 주거로 완전히 탈바꿈하길 원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집이다.

정면에서 보면 석조 구조물과 현관, 정문이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되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던 건축적 디테일들이 하나씩 되살아났고, 거리에서 바라보는 외관은 처음 지어졌을 당시의 위엄을 다시 갖추게 됐다.

현관을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기존의 중앙 홀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어 있지만, 코리안 소재로 마감된 출입구가 빛을 포착하고 반사하면서 공간에 산뜻한 밝기를 더한다. 오래된 집의 격식과 새로운 감각이 한 공간 안에 공존하는 첫 장면이다.

다이닝룸은 원래 응접실과 식사 공간이었던 두 방을 하나로 합쳐 만들었다. 두꺼운 벽과 깊은 창틀은 집의 나이를 고스란히 드러내지만, 공간 자체는 훨씬 개방적으로 느껴진다. 안쪽에는 스모크 미러로 감싼 서비스 바와 커피 바가 자리해 빛을 반사하며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혀준다.

거실에는 오래전 사라졌던 벽난로가 복원됐다. 대리석을 북매치 방식으로 마감해 석재의 결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조각적인 인상을 만들어낸다. 현대적인 가구와 조명은 과거를 흉내 내지 않고도 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후면 증축 부분으로 넘어가면 집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가족실은 짙은 파란색 펠트 소재로 수납장과 선반, 좌석까지 감싸 방음 효과와 함께 색감과 질감을 동시에 잡았다.

곡선형 벽은 시선을 정원 쪽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좁은 창문 너머로 원래의 석조 구조물이 살짝 보인다.

증축 부분의 외벽은 물결치는 유리로 마감됐다. 건축주가 유리 제조업에 종사한다는 배경이 반영된 선택이기도 하다. 무게감 없이 가볍게 빛을 걸러 들이는 이 유리 외벽은 정면의 육중한 벽돌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주방은 조약돌 회색 대리석과 호두나무 목재, 무광 캐비닛, 유리 캐비닛이 어우러진 밝은 공간이다. 2층 바닥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위에서 쏟아지고, 아일랜드 식탁 위에는 분체 도장 샹들리에가 마치 천 조각처럼 떠 있는 듯한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

안방은 곡선형 벽이 유리 가장자리에서 부드럽게 물러나며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주변 나무 꼭대기의 풍경을 담아낸다.

메인 욕실에는 독립형 욕조와 함께 북극해 대리석과 곡선형 세라믹 타일로 이루어진 원형 샤워 공간이 있어 넓은 욕실 안에 아늑한 별도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뒷마당은 실내 바닥과 같은 높이로 설계됐으며, 지상에 띄운 수영장이 데크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굴착 없이 지상에 수영장을 설치한 덕분에 부지 훼손을 줄이면서도 넉넉한 야외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