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정원 하나가 사무실이자 게스트룸이 됐다.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진 한 건축 사무소가 임대 공간을 찾아 오랫동안 발품을 팔았지만 마땅한 곳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대표 건축가가 내린 결론은 뜻밖이었다. 자신의 집 뒷마당에 직접 스튜디오를 짓기로 한 것이다.

설계의 출발점은 정원의 불규칙한 형태였다. 억지로 직사각형 건물을 욱여넣는 대신, 땅의 생김새를 그대로 받아들여 건물의 비례와 배치를 결정했다.

외벽은 블록 구조에 검은색 섬유 시멘트 패널로 마감했고, 지붕은 목재 구조로 올렸다. 짙은 외관 덕분에 건물은 정원 끝에서 조용하고 단정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내부는 콘크리트 바닥과 자작나무 합판, 단 두 가지 소재로만 구성했다. 군더더기 없는 조합이지만 자작나무 특유의 따뜻한 색감이 공간을 차갑지 않게 잡아준다. 미니멀 인테리어가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겨울철에도 온기가 느껴지는 이유다.

책장 벽이 공간의 중심을 잡는다. 한쪽 벽 전체를 채운 빌트인 책장 안에는 독서나 도면 검토를 위한 좌석 공간이 함께 설계되어 있다. 수납과 착석 기능을 하나의 요소로 합쳐 좁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한 구성이다.

책장 맞은편에는 간이 주방이 있고, 그 위로 천창이 뚫려 있어 낮 동안 자연광이 공간 중앙까지 고르게 들어온다. 주방에서 책장 쪽으로 이어지는 연속 선반이 두 영역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면서 수납 공간도 추가로 확보한다.

별도의 문 하나가 사무 공간과 게스트룸을 나눈다. 게스트룸 내부에도 자작나무 합판이 그대로 이어지고, 오픈형 옷장과 전용 욕실이 딸려 있어 본채를 거치지 않고도 독립적인 숙박이 가능하다.

욕실은 타일로 마감을 달리했고, 세로로 긴 거울과 간접 조명을 조합해 좁은 공간에서도 높이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