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가 엘리베이터가 아닌 크레인으로 들어온 집이다. 전후에 지어진 이 고층 건물은 두꺼운 벽과 넉넉한 공간이 특징이지만, 엘리베이터가 너무 작아 대형 가구를 실을 수 없었다.

결국 맞춤 제작된 대형 가구 대부분은 크레인을 이용해 공중에서 최상층으로 직접 들어 올려졌다. 물리적 제약이 오히려 이 집의 설계 방식 전체를 결정지은 셈이다.

의뢰인은 펜트하우스와 바로 아래층까지 두 개의 층을 함께 구입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두 층이 각각의 유닛이 아니라 하나의 집처럼 느껴지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디자이너는 그 해답을 목재에서 찾았다.

두 층 전체에 동일한 맞춤 스테인을 적용하고, 바닥재부터 벽면 패널까지 같은 목재로 이어 붙여 공간의 연속성을 만들었다. 대리석도 같은 역할을 한다. 창틀, 붙박이장, 안방 욕실의 코너 장식까지 비슷한 소재를 반복 사용해 두 층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

넓은 거실에서는 전망을 살리면서도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별도의 다이닝 테이블을 두는 대신, 주방 아일랜드에 벤치형 좌석을 직접 붙여 두 기능을 하나로 합쳤다. 덕분에 나머지 공간이 훨씬 여유롭게 열렸다.

천장에는 러그가 바닥에서 하는 것처럼 공간을 나누는 장식 요소를 설치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위에서 만들어냈다.

주방에는 여러 개의 펜던트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아르데코풍의 풍부한 분위기를 더하는 제품과 수공예적인 질감이 느껴지는 제품을 함께 배치해 조명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처럼 읽힌다.


욕실은 자연스러운 결이 살아 있는 타일과 돌 소재를 사용해 색보다 질감으로 따뜻함을 표현했다. 색채보다 소재의 온도로 공간을 채운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