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아파트 샀는데 너무 촌스러워서”.. 아트 페인트+러그로 바꾼 바다뷰 아파트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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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고급 아파트였다는 게 오히려 문제였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최상급 입지에 자리한 이 집은, 입주 당시부터 이미 고급 마감재로 시공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 마감이 문제였다. 누렇게 바랜 고전 문양 타일, 무겁고 장중한 유럽풍 장식들. ‘호화로움’을 과시하려다 오히려 집이 낡고 촌스러워 보이는 역설이 생겨버린 것이다.

집주인은 이 공간을 실용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모던 경량 럭셔리 스타일로 바꾸고 싶었다. 기존 마감을 뜯어내기엔 아깝고, 그냥 두기엔 눈에 거슬리는 상황. 그 난제를 풀어낸 방식이 꽤 영리하다.

거실과 다이닝룸은 미색과 골드 톤을 기본 팔레트로 삼았다. 벽면은 연한 회색 아트 페인트로 교체하고, 천장에는 골드 프레임을 둘러 바닥의 베이지브라운 컬러와 호응하게 했다.

수납장은 넓은 면적의 베이지 카키 컬러 도장에 골드 패널로 포인트를 줬다. 가장 눈에 띄는 해결책은 러그였다. 기존의 문양 타일 위에 베이지 패브릭 소파와 미 그레이 벨벳 러그를 깔아 시각적으로 완전히 덮어버렸다. 타일은 그대로인데 거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주방 옆에는 차 마시는 공간을 따로 뒀다. 이 공간은 한쪽 면이 다이닝룸과 연결되어 전체 공용 공간을 넓게 확장하고, 반대편 복도 쪽에는 양방향 수납장을 설치했다.

복도 쪽은 닫힌 수납 공간으로, 차 공간 쪽은 반개방형 디스플레이 선반으로 활용한다. 벽 대신 수납장이 공간을 나누는 구조다.

원래 작은 서재로 쓰이던 방은 차 공간으로 재편됐다. 두 면의 벽을 터서 개방형으로 만들고, 서재 창문 자리에는 폴딩 도어를 달아 테라스와 바로 연결되도록 했다.

차 테이블에 앉으면 바로 앞이 정원 테라스다. 수납장 상단은 다기와 소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하단에는 접이식 침대를 숨겨 가사 도우미가 쉴 수 있도록 했다.

다이닝룸은 화이트 대리석 식탁에 베이지와 카키 투톤 가죽 의자를 조합했다. 금속 질감의 화병이 포인트로 놓였고, 골드·베이지·카키의 웜톤 경량 럭셔리 테마가 식탁 위까지 이어진다.

안방은 라이트 그레이 아트 페인트로 마감했다. 벽지 대신 아트 페인트를 선택한 건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바다 근처 특성상 해풍이 강해 벽지가 쉽게 들뜨는 문제가 있는데, 페인트 마감은 이를 원천 차단한다.

침대 헤드 쪽 벽에는 짙은 회색 패브릭 패널을 허리 높이까지 두르고, 간접 조명을 더해 묵직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창가 쪽 긴 창틀 공간은 수납장으로 채워 낭비 없이 활용했고, 침대 발치 쪽 벽면 전체는 붙박이장과 화장대를 결합해 수납과 기능을 동시에 해결했다.

어르신이 쓰는 방은 단순한 세로 패브릭 패널과 밝은 컬러 아트 페인트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냈다. 침대 협탁은 플로팅 서랍 형태로 바닥에서 띄워 설치해 침대 주변 공간이 넓어 보인다.

아이 둘이 함께 쓰는 방에는 이층 침대를 들였다. 벽은 짙고 옅은 블루와 화이트를 조합한 투톤으로 칠하고, 침대와 옷장을 일체형으로 구성해 두 아이가 써도 답답하지 않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