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도시의 큰 공원, 사람들이 캠핑을 하고 연을 날리는 잔디밭 옆 숲에 작은 꽃집 하나가 생겼다. 멀리서 보면 나무 사이에 커다란 버섯이 하나 돋아난 것 같다. 갓처럼 넓게 퍼진 지붕 위에는 풀이 자라고, 그 아래 가는 나무 기둥들이 다발로 묶여 서 있다.

이 자리는 공원의 세 갈래 길이 만나는 곳이다. 잔디밭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꽃과 음료를 살 수 있고 잠시 앉아 쉴 수도 있는 작은 시설이 필요해졌는데, 나무를 베지 않고 숲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설계를 맡은 쪽에서는 건물의 형태를 먼저 그리지 않았다. 대신 이미 서 있는 나무들의 위치를 재고 그 사이 빈자리를 따라 바닥을 그렸다. 그래서 평면이 반듯한 사각형이 아니라 나무를 피해 구부러진 다각형이다. 나무가 건물의 배경이 아니라 건물이 어디에 설 수 있는지를 정한 셈이다.
외관

지붕은 실내보다 훨씬 넓게 뻗어 있다. 처마 아래로 벽이 없는 자리가 생기고, 그곳에 앉을 자리를 두어 꽃을 사지 않아도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게 했다. 꽃집이면서 동시에 공원의 정자인 것이다.

건물을 꽉 막힌 덩어리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숲과 빛, 지나가는 사람들이 안에서 계속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벽 대신 가는 기둥을 둥글게 둘러 세우고, 기둥이 바깥으로 벌어져 처마를 받친 뒤 다시 안으로 휘어 들어와 서로 엮이며 지붕이 되게 했다.
구조

기둥 하나하나는 규격 원목 살을 여러 개 묶은 다발이다. 공원의 길이 사람과 자전거용으로 좁아 큰 장비나 무거운 자재를 들일 수 없었고, 무거운 재료는 길을 상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가볍고 다시 자라는 재료로만 짓기로 했다.

살과 살 사이에 틈이 있어서 기둥이 벽처럼 무겁지 않다. 그 틈으로 빛과 나무 그림자가 들어와 안쪽에 어른거리고, 안에서 보면 원목 살이 숲과 실내 사이의 발처럼 걸려 있다.
진열대

기둥 다발은 가로로 꿴 나사봉으로 조여 놓았는데, 그 사이에 얇은 금속 선반을 끼워 꽃과 화분을 올리는 진열대로 썼다. 진열대를 나중에 들여놓은 게 아니라 구조 자체가 진열대인 것이다. 기둥이 건물을 받치고, 기둥 사이 틈이 꽃을 보여 준다.
천창

서로 엮인 지붕에는 둥근 천창을 여러 개 냈다. 해가 움직이면 바닥과 벽에 떨어지는 빛의 무늬가 하루 종일 바뀌는데,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드는 햇빛과 같은 결이다. 지붕 아래 들어와 있어도 머리 위로 숲이 이어진다.
옥상 정원

지붕은 단순한 덮개가 아니라 풀이 자라는 면이다. 건물이 차지한 땅만큼을 지붕에서 돌려주고, 여름과 겨울의 실내 온도도 잡아 주기 위해서다. 북쪽 도시라 겨울이 길고 생장기가 짧으니, 추위와 가뭄에 강한 종을 골라 손이 덜 가면서도 겨울에 색이 남게 했다.
풀이 자라날수록 지붕이 숲 바닥의 초록과 닮아 간다. 멀리서 보면 나무 사이에 초록 갓을 쓴 버섯이 하나 더 돋아난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출처: luostud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