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철옹성 같은 요새, 안은 정반대” 극과 극의 매력을 가진 240평 단독주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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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co Sólidos

겉에서 보면 철옹성 같다. 강철과 알루미늄, 콘크리트로 마감된 외벽은 철저하게 내부를 감춘다. 수직으로 뻗은 선들이 반복되고, 지붕조차 다른 네 면과 동일한 비중으로 설계되어 자연석으로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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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봐도 허술한 구석이 없다. 이 집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결된 조각품처럼 보인다. 설계의 출발점은 단 하나였다. ‘집 자체가 하나의 조각품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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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36평 규모의 이 전원주택은 기하학적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구조적 고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위에서 보면 두 개의 직사각형 덩어리가 서로 겹치며 대칭을 이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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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태를 실현하기 위한 시공 디테일은 상당히 복잡하다. 디자인을 최대한 간결하게 유지하되, 큰 규모로 확장될 때 재료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 원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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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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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고 견고한 외관이 주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탁 트인 복층 구조의 거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실내와 실외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이 공간은 10인용 다이닝룸, 주방, 수영장, 야외 라운지까지 집 안의 모든 사교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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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에서 시선을 가장 먼저 붙잡는 것은 수영장 안에 잠겨 있는 V자형 콘크리트 기둥이다. 검은색 돌 타일로 마감된 수영장 바닥에서 솟아오른 이 기둥은 위층 날개 구조를 지탱하는 구조적 요소이면서, 동시에 이 집의 정체성을 만드는 조형물이기도 하다. 구조적 기능을 뒤집어 시각적 언어로 전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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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벽과 바닥, 천장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웅장한 나선형 계단, 기둥, 문, 현관의 수납공간까지 아메리칸 오크 무늬목으로 마감하면서 공간 전체에 나무의 온기가 스며들었다. 여기에 면 소재의 대형 러그와 침실의 린넨 커튼이 더해지며 딱딱할 수 있는 공간에 부드러운 층위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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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외부와 연결된 운동 공간, 홈 시어터, 개인 침실, 보조 주방과 서비스룸, 차고 등이 숨겨져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자연광을 영리하게 끌어들인 복도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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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도는 안주인과 가족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건물 외벽에서 반복되던 수직 기둥의 패턴이 내부에서도 이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외부의 조형 언어가 내부 구조로 연결되며 집 전체에 통일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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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사는 사람은 말한다. 견고한 외관이 주는 안정감이 단순히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중심을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 주는 상징이라고. 밖에서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모든 것이 열리는 집. 그 역설이 이 공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