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 절제로 완성한 125평 단독주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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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projectes estudi
인테리어, 집닥이 정답인 이유

절제가 이 집의 언어다.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한 이 집은 처음부터 풍경을 향해 열려 있도록 설계되었다. 약 125평 규모의 아담한 건물이지만, 공간이 품고 있는 밀도는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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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면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향해 활짝 열려 있고, 반대편은 조용히 닫혀 있다. 같은 집 안에서 열림과 닫힘이 이렇게 선명하게 공존하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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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지켜온 원칙이 있다. 빛과 바람을 다루는 방식이다. 안뜰, 현관, 셔터, 그리고 실내와 실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중간 공간들이 그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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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으로 연결하거나 완전히 차단하는 대신, 조율한다. 그 섬세한 조율 덕분에 집 안 어디에 있어도 바깥의 공기와 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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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외관은 기하학적으로 엄격하다.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비례가 멀리서 봐도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면서도 딱딱하지 않다. 깊이감 있는 파사드 위로 빛과 그림자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집 자체가 하루 종일 조금씩 다른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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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이 집을 새것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원래 건물이 가진 공간의 논리, 재료의 절제, 지형과 맺는 관계를 먼저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 이해 위에서 현대적인 편안함과 효율을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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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축된 공간은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낮췄다. 새 가족을 위해 추가된 이 부분은 기존 건물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규모도, 비례도, 재료가 주는 분위기도 기존 집과 어긋나지 않도록 맞췄다. 덧붙여진 것이 원래 있던 것처럼 읽히는 것, 그것이 이 프로젝트가 목표로 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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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새로 추가된 무언가가 아니다. 처음부터 있었던 것들, 즉 빛이 드는 방식, 공간이 이어지는 흐름, 풍경과 실내가 연결되는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집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때로 가장 조용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