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도 충분하다는 걸 증명한 집” 4가지 재료로 완성한 109평 단독주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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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Frenna Arquitectos

많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걸 증명하는 집이 있다. 약 109평 규모의 이 주택은 넓이로 승부하지 않는다. 대신 콘크리트, 돌, 나무, 검은 철제라는 네 가지 재료가 서로 층을 이루고 두께를 만들며 거리에서도 단번에 눈길을 끄는 외관을 완성한다. 재료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하면서도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다. 그 균형이 이 집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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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건 역L자 형태로 뻗은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1층과 위층을 동시에 감싸며 햇빛을 걸러내는 동시에 현관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구조적인 요소가 장식 없이도 집의 얼굴이 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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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현관이 먼저 맞이한다. 공간이 한꺼번에 펼쳐지지 않는다. 대신 계단 하나가 시선을 붙잡는다. 가볍고 수직으로 뻗은 이 계단은 동선을 이끌면서도 공간을 막지 않는다. 계단 사이로 안쪽 마당의 초록빛이 살짝 보이고, 그 순간부터 집의 구조가 서서히 읽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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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가운데에는 작은 마당이 자리한다. 지배적인 존재가 아니라 조용한 숨구멍 같은 공간이다. 식물과 자연광이 이 마당을 통해 집 안 곳곳으로 스며들고, 딱딱한 재료들 사이에서 부드러운 완충 역할을 한다. 마당 덕분에 집 전체가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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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거실과 주방이 벽 없이 이어진다. 칸막이를 없앤 구조는 단순히 넓어 보이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요리하는 사람과 소파에 앉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에 있게 되고, 그 흐름이 테라스와 바, 정원으로까지 이어진다. 공간이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이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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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천장의 재료가 나무로 바뀐다. 콘크리트와 돌이 주도하던 분위기가 여기서 한 번 전환된다. 나무의 질감이 공간에 온기를 더하고, 돌담이 정원과의 경계를 만들면서도 완전히 닫지는 않는다. 안과 밖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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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무언가를 더하는 방식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덜어내고, 정리하고, 각각의 재료와 공간이 제 몫을 하도록 두는 것. 그 태도가 집 전체에 일관되게 흐른다. 처음엔 단순해 보이지만, 오래 들여다볼수록 얼마나 많은 고민이 담겼는지 느껴지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