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이 그대로 드러난 집이 있다. 노출 콘크리트 슬래브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공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약 72평 규모의 단층 구조 주택이다.

코너 자리라는 위치적 이점을 살려 북향으로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했고, 그 덕분에 빛과 바람이 하루 종일 집 안을 가로지른다.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벽이나 문으로 나누지 않고 가구 배치만으로 영역을 구분했는데, 이 방식이 오히려 공간을 훨씬 넓고 여유롭게 만든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넉넉한 창은 바깥 풍경을 액자처럼 끌어들이고, 중립적인 색조의 마감재는 가구와 오브제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배경 역할에 충실하다.

주방과 욕실에는 수압 방식으로 무늬를 찍어낸 타일을 사용했다. 공간 전체가 절제된 톤으로 통일된 가운데, 이 타일만이 조용한 개성을 발휘한다. 햇빛을 적절히 차단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어 기능과 미감이 함께 작동하는 선택이다.

단층 구조는 주변 단지와 가장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지붕 슬래브는 허용 범위 안에서 최대한 넓게 뻗어 있어 여름철 직사광선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슬래브 내부에는 팽창 점토층을 채워 단열 성능을 높였고, 일부 구간은 일부러 뚫어 채광과 환기를 동시에 해결했다. 지붕 위에는 채광창과 설비 덮개만 조용히 자리한다.

침실을 비롯한 개인 공간도 같은 원칙 아래 설계됐다. 가구는 최소한으로 두고, 공간 자체가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자연광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서 벽과 바닥의 색감이 조금씩 변하는데, 그 변화가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평면 한가운데 자리한 욕실은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쏟아지는 구조로, 창이 없는 내부 공간임에도 답답함이 전혀 없다.

노출 콘크리트 천장은 어느 방에서도 그대로 보인다. 마감을 덧대지 않은 날것의 질감이 오히려 공간에 무게감과 통일성을 부여한다. 꾸미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치밀한 계산이 담긴 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