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는 각도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집이 있다. 외벽 전체를 커스텀 유약 세라믹 타일로 감싼 이 주택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회색, 초록, 파랑 계열의 다섯 가지 색조가 섞인 타일은 광택 있는 유약 마감 덕분에 빛을 받으면 은은한 진주빛으로 반짝이고, 해가 기울면 또 다른 색감을 드러낸다.

타일의 색 배합은 주변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았다. 모래 언덕에서 저지대 농경지로 이어지는 풍경의 전환, 그리고 토양이 밝은 색에서 어두운 색으로 변해가는 층위를 색으로 옮겨낸 것이다.
강한 대비 없이 표면을 가로질러 서서히 변화하는 색의 흐름이 외관 전체를 하나의 그러데이션처럼 만든다.

지붕 형태도 독특하다. 두 개의 곡면이 겹쳐지며 만들어진 지붕은 보는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실루엣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전통적인 박공지붕 형태로 읽히고, 반대편에서는 수평선처럼 납작하게 펼쳐진다. 이 두 형태 사이에서 지붕이 서서히 비틀리듯 이어지며, 건물 전체에 역동적인 인상을 만들어낸다.

외벽과 지붕에 동일한 타일을 끊김 없이 이어 붙인 것도 눈에 띄는 선택이다. 재료를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장식보다 건물 자체의 형태가 더 강하게 부각된다.

내부는 외관과 대조적으로 밝고 열린 구성이다. 유리 커튼월로 둘러싸인 두 개의 빈 공간이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끌어들이고, 지하층까지 햇빛이 닿도록 설계되어 있다.


나무 소재로 마감된 독립 구조물이 실용적인 기능을 담당하며, 주요 생활 공간은 넓고 개방적으로 유지된다. 큰 창은 주변 풍경을 액자처럼 담아내고, 나무 창틀이 깔끔한 내부 마감에 온기를 더한다.

저녁이 되면 타일은 또 한 번 변한다. 하늘빛을 반사하며 낮과는 전혀 다른 색감을 띠기 시작하고, 광택 유약이 남은 빛을 붙잡아 외관에 또 다른 층위를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