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복판에 타원형 구조물이 솟아 있다. 약 57평 규모의 이 신혼집은 젊은 부부의 첫 보금자리로 설계된 공간이다. 처음 외관을 마주하면 묵직한 노출 콘크리트 벽 위로 커다란 흰색 매스가 얹혀 있는 형태가 눈에 들어온다.

건물 양 끝을 가로지르는 이 콘크리트 벽은 단순한 외벽이 아니다. 정원을 품어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외부 공간이 자연스럽게 집의 구조 안으로 편입된다.
측면 벽의 환기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기능도 함께 담겨 있어, 보이는 것과 쓰이는 것이 하나로 맞물린다.

정원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이 펼쳐진다. 층고가 다른 공간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 이어지는 구조로, 중앙에는 노출 콘크리트 슬래브가 그대로 드러나는 복층 천장이 자리한다.

양옆으로는 검게 칠해진 윗층 슬래브가 공간을 자연스럽게 나누는데, 별도의 칸막이 없이도 영역감이 생긴다. 오픈형 거실 구조이면서도 공간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거실 한가운데, 타원형 구조물이 솟아 있다. 수직 거푸집으로 찍어낸 판형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구조물은 집 전체를 지탱하는 구조적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파우더룸으로 쓰인다. 조형적으로도 눈길을 끌지만, 실제로 기능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이 집의 설계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료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 형태가 기능을 따라가는 방식이 이 집 전체를 관통하는 언어다. 주방은 정원과 맞닿아 있어 창밖으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이 그대로 들어온다.

계단을 오르면 복층 구조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중간 층과 통로 사이를 잇는 다리를 건너야 침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인데, 이 동선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거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복층 특유의 개방감이 극대화된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집 안에서 집을 다시 보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노출 콘크리트와 흰 벽, 검은 천장이 만드는 대비. 정원과 실내가 경계 없이 이어지는 구성. 복층 구조를 활용한 독특한 동선. 이 집은 신혼집 인테리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그 안에 담긴 공간의 밀도는 훨씬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