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한가운데, 바다를 위한 집이 있다. 울창한 대서양 삼림 환경 보호 구역 안에 자리한 이 집은 약 227평 규모로, 겉으로 보면 조용하고 절제된 모더니즘 건축물이다.

그런데 이 집의 진짜 정체는 안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드러난다. 서핑보드가 벽에 걸려 있고, 잠수복이 걸이에 매달려 있으며, 바닥은 젖어도 아무 문제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건축가는 이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기존의 모더니즘 양식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을 첫 번째 원칙으로 삼았다. 외관의 선을 다듬고, 정렬을 정리하고, 자연광이 더 깊이 들어올 수 있도록 큰 개구부를 만들었다.

주 외관을 따라 새로운 지붕을 연장해 비가 오거나 햇볕이 강한 날에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손댄 흔적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밀하고 조심스러운 개입이었다.

이 집의 주인은 수상 스포츠에 깊이 빠져 있는 가족이다. 부부가 포일이라는 수상 스포츠를 시작하면서 집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고 한다. 집이 삶에 맞춰야지, 삶이 집에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 그 생각이 이 집 전체의 설계 방향을 결정했다.

지하층은 그 철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원래 관리인 숙소였던 이곳을 완전히 뜯어고쳐 가족의 스포츠 생활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다.
서핑보드와 포일 장비들이 정돈된 채 전시되어 있고, 핀 진열대, 구명조끼 걸이, 잠수복 보관 공간, 공구 작업대가 나란히 자리한다. 채광과 환기를 위해 대형 유리문을 새로 달았고, 그 너머로 숲의 풍경이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층에는 홈시어터와 휴식 공간도 있고, 사무실도 장비들과 시각적으로 이어지도록 같은 층에 배치했다. 성인이 된 딸들이 친구들을 데려왔을 때 쓸 수 있는 게임룸도 있다. 가족 전체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층을 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수영장 데크는 더 넓어졌다. 햇볕이 더 많이 닿도록 확장하고, 외부 금속 계단을 새로 만들어 아래층과 연결했다. 이 계단은 의도적으로 가볍게 설계되었다. 접힌 금속 기둥들이 리듬감 있게 늘어서 있고, 햇빛이 닿으면 그림자조차 그 가벼움을 그대로 반영한다. 계단 너머로 숲의 풍경이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열려 있다.

1층 거실은 더 유연하고 아늑하게 바뀌었다. 등받이가 벤치 역할도 겸하는 낮은 소파를 배치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친구들이 와도, 가족끼리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구조다.

가구는 깔끔한 선과 적절한 비례감을 가진 것들로 골랐다. 전체적인 색감은 밝고 나무 톤 위주로 구성했는데, 다이닝룸 사이드보드 위 거울에 바깥 숲의 초록빛이 반사되면서 실내와 실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효과를 낸다.

침실은 질감으로 분위기를 만든다. 나무 헤드보드가 따뜻함을 주고, 트래버틴 석재가 산뜻한 느낌을 더한다. 타월 소재로 마감된 가구는 해변에서 막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함을 공간 전체에 깔아준다.
이 집은 리모델링이지만, 새로 지은 것보다 더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구조를 존중하면서도 거주자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공간. 과하지 않고, 소란스럽지 않으며, 숲과 바다 사이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다하는 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