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창한 숲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집이 있다. 자연보호구역과 맞닿은 땅 위에 세워진 이 주거 단지는, 총 약 560평 규모에 10개의 집이 모여 하나의 작은 공동체를 이룬다.

3개 층에 걸쳐 두 개의 길쭉한 건물이 나란히 서 있고, 그 사이사이로 마당과 정원, 외부 통로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건물이 풍경을 압도하는 대신, 풍경 속에 조용히 녹아드는 방식을 택했다.

각 집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건물을 조금씩 뒤로 물리고, 나무 루버(가느다란 판재를 일정 간격으로 배열한 가리개)를 덧대고, 식물로 경계를 만들어 이웃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차단한다. 같은 단지 안에 살면서도 각자의 공간이 온전히 지켜지는 구조다.


아래층은 완전히 열린 구조다. 거실과 주방이 테라스와 이어지고, 테라스 끝에는 개인 수영장이 붙어 있다.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거의 없어서, 집 안에 있어도 바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교와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공간이 한 층 안에 모두 담겨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침실과 다용도 공간이 자리하는데, 창을 열면 자연보호구역의 열대 숲이 그대로 펼쳐진다. 아래층의 개방감과는 다른, 조용하고 사적인 공기가 흐른다.

이 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재의 선택이다. 현지에서 가져온 돌, 따뜻한 색감의 목재, 깊게 뻗은 처마. 화려하지 않지만 열대 기후에 딱 맞는 재료들이다. 나무 루버는 햇빛을 걸러내고 시선을 막으면서도, 파사드(건물 외벽)에 일정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가장 실용적인 부분은 공기의 흐름이다. 외부 복도, 움푹 들어간 테라스, 그늘진 전환 공간이 집 전체에 걸쳐 바람이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각 공간 사이의 틈이 열기를 흘려보내고, 덕분에 기계식 냉방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열대 기후 속에서 에어컨 없이도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는 집의 구조가 여기에 있다.

숲과 집이 이렇게 가까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거리를 건축이 아닌 설계의 방식으로 좁혔다는 것이 이 공간의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