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관은 테라코타 지붕의 스페인풍 빌라, 내부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이 집은 지중해풍 주택이 즐비한 고급 주거단지 안에 자리한다. 아치형 구조와 기와지붕은 그대로 두되, 내부 공간 전체를 현대적인 일본 미니멀리즘으로 재해석했다.

6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이었지만 구조 변경은 없었다. 벽을 허물거나 기둥을 옮기는 대신, 비례와 빛의 흐름, 소재의 질감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월넛과 블랙 우드로 제작된 루버 파티션이다. 공간 곳곳에 반복 배치된 이 격자형 칸막이는 시선을 부드럽게 차단하면서도 공간감을 살린다.

일본 전통 건축의 격자 창호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인데,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환경에서 직사광을 걸러내는 기능적 역할도 함께 한다.


바닥과 주요 표면에는 체포 디 그레 석재와 콘크리트 질감의 타일을 사용했다. 다이닝룸 테이블 상판에는 파타고니아 스톤을, 조명 컬렉션 전체에는 사하라 오닉스를 적용해 공간에 조각적인 무게감을 더했다.

소파와 커피 테이블, 조명 시리즈까지 대부분의 가구와 오브제는 레바논 장인들이 직접 제작한 맞춤 제작품이며, 소재는 레바논과 이탈리아에서 공수했다.


집주인의 컬렉션도 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임스 라운지 체어, 아일린 그레이 사이드 테이블, 토고 소파가 절제된 공간 안에 배치되어 있는데, 어느 하나도 튀지 않고 전체 흐름 안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