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라미드 모양의 집이 있다. 지붕이 곧 벽이 되는 구조, 층마다 좁아지는 삼각형 실루엣. 1981년 미래 주거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지어진 이 집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의뢰인은 오랫동안 전통적인 타운하우스에 살아온 젊은 부부였다. 조용하면서도 출퇴근이 편리한 곳에서, 건축적으로 뚜렷한 개성을 가진 집을 원했다.

삼각형 구조는 매력적인 만큼 까다롭다. 층마다 면적이 줄어드는 형태 안에서 공간을 낭비 없이 쓰려면, 단순히 벽을 허무는 것 이상의 접근이 필요하다. 설계팀은 각 층의 좁아지는 형태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공간이 아늑해지는 특성을 살려, 꼭대기 층은 작업 공간으로, 중간 층은 거실 공간으로, 아래층은 휴식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나눴다.

이전 구조는 마치 무대 세트처럼 단편적으로 연결된 방들의 집합이었다. 각 공간이 따로 놀고, 동선은 끊기고, 빛은 깊숙이 들어오지 못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계단이었다.

새로 만들어진 나선형 계단은 집의 중심을 관통하며 3개 층을 하나로 잇는다. 자작나무 계단판을 하나하나 손으로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든 이 계단은, 매끄럽게 휘어지는 포물선 곡선이 마치 조각 작품처럼 보인다. 계단 꼭대기에는 채광창이 뚫려 있어, 자연광이 계단을 타고 아래층까지 흘러내린다. 어두웠던 집 안이 빛으로 채워지는 구조다.

1층은 주방과 다이닝룸, 거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뒤쪽으로는 넓은 테라스와 정원이 연결된다. 칸막이를 없애고 개방적인 구조로 바꾸면서, 공간이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중앙 계단 아래에는 작은 서재가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자칫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놓치지 않은 선택이다.

2층과 3층에는 침실과 욕실이 배치되어 있고, 처마 밑 공간에는 맞춤 제작된 사우나와 게스트룸 두 개가 들어섰다. 경사진 천장이 낮게 내려오는 그 공간에, 오히려 아늑함이 생겼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절제된 색조를 유지한다. 밝은 오크 목재 패널이 벽과 천장을 감싸고, 거실 안팎에는 세 가지 색의 천연 테라조가 포인트로 쓰였다. 처마 쪽으로 갈수록 색조가 조금씩 깊어지는데, 이 미묘한 변화가 낮의 공간과 밤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해준다.

에너지 효율도 놓치지 않았다. 두 대의 지열 히트 펌프가 집 전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단열이 촘촘하게 보강된 구조 덕분에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 오래된 집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새 집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