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붕까지 전부 파란색인 집이 있다. 멀리서 봐도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건 그 때문이다. 외벽부터 지붕까지 하나의 색으로 통일된 외관은 주변 주택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흔히 지붕과 벽면은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집은 그 경계를 지워버렸다. 덕분에 전체 실루엣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읽히고, 멀리서도 형태가 또렷하게 인식된다.
이 집은 3층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층마다 쓰임새가 명확하게 나뉜다. 주거의 핵심 공간인 침실과 욕실, 그리고 거실과 주방이 통합된 공간은 가장 위층에 자리한다.

경사진 지형 덕분에 이 층에서는 탁 트인 전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을 하나로 합친 오픈형 구조는 가족 간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공간을 실제보다 넓게 느끼게 만든다.

1층에는 차고와 함께 바비큐 시설과 화장실을 갖춘 별도의 거실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족 모임이나 손님 초대처럼 일상적인 주거와 분리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쓰기에 딱 맞는 구성이다.
지하층은 외부 정원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홈 오피스나 작업실, 추가 침실 등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이 집의 설계에서 가장 큰 과제는 경사진 지형이었다. 평탄하지 않은 땅은 시공 과정에서 변수가 많고 비용도 올라가기 쉽다. 그런데 이 집은 그 지형을 오히려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층별로 공간을 나누고 외부 계단으로 각 층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경사를 적극 활용했고, 건물 뒤편으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은 그 자체로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냉난방 효율도 설계 단계부터 고려됐다. 여름에는 맞통풍 구조로 자연 환기가 이루어지고, 겨울에는 햇빛이 하루 종일 실내로 충분히 들어오는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분양을 목적으로 지어진 집인 만큼 비용 효율도 중요한 기준이었는데, 그 안에서도 기능과 미감을 동시에 잡아낸 점이 눈에 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