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평 규모의 오래된 벽돌 건물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1869년 선술집으로 시작해 과일 가게, 동네 식료품점을 거쳐온 이 건물은 2022년까지 무려 153년간 상업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문제는 건물 상태였다. 원래 벽돌 외벽이 내부 벽에서 떨어져 나가 거리 쪽으로 최대 30센티미터까지 기울어져 있었던 것. 철거 작업에 앞서 철골 구조물을 조심스럽게 삽입해 건물을 긴급히 안정화해야 했다.

문화유산 보존 지역이라는 제약 조건이 오히려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지역 의회는 모든 신축 부분이 기존 건물과 명확하게 구분되도록 요구했고, 이는 건축가에게 창의적인 해법을 찾게 만들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증축된 부분은 모두 철거했다. 알루미늄 창문도 전부 제거하고, 남아 있던 원래 목재 이중창과 셔터를 본보기로 삼아 새 창문을 제작했다. 알루미늄 상점 전면 대신 원래 디자인을 재해석한 목재 프레임 전면이 들어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건물 뒤편에 새로 지어진 3층 철골 구조의 날개 부분이다. 반투명 유리 블록으로 마감된 이 공간은 기존 건물에 인접하지만 약간 뒤로 물러나 있어, 옛것과 새것의 경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자연 채광을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기존 건물 부분에 내부 안뜰을 만들어 저층 생활 공간에 빛과 바람이 들어오도록 했다. 안뜰 옆으로는 철제와 목재를 조합한 계단이 설치되어 위층 침실과 넓은 옥상 테라스로 연결된다.


소재 선택에서도 세심함이 드러난다. 상층부 전체에는 참나무 바닥재를, 하층부 거실과 테라스, 욕실에는 테라조 타일을 사용했다. 주방 가구는 참나무 무늬목으로, 욕실 벽면은 컬러 백 글라스로 마감해 공간마다 다른 질감과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집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에어컨 없이도 쾌적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자연 환기와 천장 팬, 모든 창문과 문에 설치된 차양이 여름철 더위를 해결한다. 단열이 잘 된 지붕과 벽, 태양광 패널, 전기 히트 펌프 온수기, LED 조명까지 모든 시설이 친환경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