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덕의 굴곡을 그대로 따라 흐르는 집이 있다면 어떨까? 84평 규모의 이 주택은 험준한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땅의 윤곽선을 건축 언어로 번역해낸 놀라운 사례다.

올리브 밭과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건축가들은 자연을 압도하는 대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집의 형태는 마치 땅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난 듯 들쭉날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적 선택이 아니라 주변 경관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물이다. 공간적 연속성이라는 핵심 원칙 아래, 풍경은 지붕 위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인근 게스트 하우스까지 이어진다.

이 집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옥상 산책로다. 방문객들은 지면에서 시작해 건물을 거쳐 지붕까지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환경의 조망은 물론, 건물 내부로 들어가 주변 환경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

지역에서 채취한 석재와 질감 있는 콘크리트가 건물을 땅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목재와 금속 요소가 더해져 따뜻함과 구조적 명료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자연 채광과 자연 환기, 옥상 녹화 등 지속 가능한 전략들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실내외 공간의 조화를 더욱 강화한다.

식재 공간과 휴식 공간은 지역 동식물과의 공존을 촉진하며 건축물의 존재감을 부드럽게 만든다. 결국 이 집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기보다는 발견된 공간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언덕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주거 공간 속에서 움직임과 안식처, 그리고 풍경이 고요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