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고치려니 너무 비싸서”.. 최소한의 금액으로 리모델링한 단독주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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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에는 고칠 것이 너무 많다. 좁고 어두운 주방, 잡초가 무성한 정원, 가족이 함께 앉을 자리조차 부족한 공간. 빅토리아 시대에 지어진 테라스 하우스 한 채가 젊은 가족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이 집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화려한 마감재나 값비싼 가구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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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핵심은 손으로 만지고 싶어지는 소재들이다. 은은한 투톤 컬러의 수제 벽돌, 점토를 구워 만든 바닥 타일, 코르크, 무도색 석고, 그리고 맞춤 제작된 물푸레나무 가구. 벽돌, 테라코타, 목재처럼 단순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재료들이 공간 전체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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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재들은 집이 처음 지어졌을 때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으면서도, 지금 이 집만의 개성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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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확장 공간에는 프레임 없는 코너 창이 설치되어 있다. 창틀이 없으니 시선이 막히지 않고, 새롭게 조경된 정원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커다란 회전식 문과 붙박이 벤치가 더해지면서 집 안과 정원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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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 공간 위에는 커다란 천창이 뚫려 있다. 빛이 위에서 쏟아지면서 공간의 구획이 자연스럽게 나뉘고, 개방형 선반과 바닥 높이 차이로 분리된 안쪽 공간까지 햇살이 깊숙이 닿는다. 한때 좁고 어두워서 밥 한 끼 제대로 먹기 어려웠던 주방이, 이제는 가족이 모이고 싶어지는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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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도 그냥 두지 않았다. 새로운 침실과 공용 욕실, 홈 오피스가 들어섰다. 설계의 목표는 하나였다. 옥상에 올라선 것처럼 탁 트인 느낌. 많은 다락방이 갖고 있는 그 답답하고 눌린 느낌을 없애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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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는 도시와 하늘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세로형 파노라마 창이 설치됐다. 샤워실 위에는 채광창이 뚫려 있어, 욕실에 들어서면 자연광이 쏟아지면서 마치 야외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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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오래 쓸 수 있도록 설계된 집이다. 값비싼 소재 대신 내구성 있고 솔직한 재료들, 화려한 연출 대신 빛과 공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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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하우스라는 오래된 형식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낡은 집을 고친다는 것이 꼭 새것처럼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것, 이 집이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