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평 규모의 이 2세대 주택은 흙과 공예, 그리고 공유된 일상생활로 형성된 건축을 통해 삶과 창작을 다시 연결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가장자리에 자리한 이 집은 대지의 물리적, 역사적 존재감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건축가 본인과 15년 전 도예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이주한 도예가 부모님을 위해 설계된 이 주택은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하고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부지의 지질학적, 문화적 특성에 직접적으로 부응하는 주택을 목표로 했다.

창작 활동을 중심으로 한 삶의 공간으로 구상된 이 집은 삶과 창작이 불가분했던 원시적인 주거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1967년에 지어진 기존 단층 목조 주택의 모든 내부 벽과 천장을 제거하여 주변 경관과 연결된 하나의 개방된 공간을 만들었다.

네 모서리에는 땅에서 솟아오르는 흙덩어리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새로운 방들을 증축했다. 개방된 중심부와 밀폐된 증축 부분들이 어우러져 마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키는 구성을 이룬다.

모서리 증축 부분 안쪽에는 각자 동굴처럼 아늑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작업을 하며, 중앙의 개방된 공간은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공동 광장 역할을 한다.

북서쪽에 위치한 아버지의 방은 주로 도자기 제작에 사용된다. 부지에서 채취한 흙을 사용하여 짙은 갈색으로 마감된 이 방은 가마와 야외 유약 작업 공간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도자기 제작의 모든 과정을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다.

남서쪽에 있는 어머니의 방은 좀 더 절제된 분위기로, 초벌구이한 점토에 석회를 섞어 마감했으며, 바닥 아래 수납공간과 붙박이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넓은 공간인 건축가실은 흙바닥을 낮추고 돌출형 책상을 배치하여 건축가들의 폭넓은 디자인 활동을 통해 제작된 가구와 조명을 전시하고 있다. 객실은 찻집처럼 꾸며져 다다미와 도코노마, 흙과 대나무 숯을 섞어 만든 벽, 그리고 천장에서 들어오는 은은한 자연광이 특징이다.

재료 실험은 건축 과정의 기초를 이루었다. 부지의 흙과 아버지의 도예 작업에서 버려진 점토를 분쇄하고, 굽고, 유약을 바르고, 여러 차례 테스트했다. 최종 시공에서는 부지 흙과 초벌구이한 점토를 층층이 쌓고 철과 구리 가루를 섞은 석고를 외벽에 부어 산화 작용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나타나도록 했다.

구조적으로 네 모서리에 추가된 부분은 내진 보강재 역할도 하며, 기와지붕을 지지하는 기존 기둥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초 내부에 전단벽을 집중시킨다.

우연, 날씨, 시간을 수용하는 이 주택은 건축이 물질적 힘을 되찾고 제작, 생활, 그리고 땅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다. 땅, 건축, 공예 사이의 경계를 초월한 이 공간은 창작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진정한 의미의 생활 공간을 보여준다.







